레이캬비크
레이캬비크 2026: 출발 전 알아야 할 것
레이캬비크. 이름부터가 신비롭다. '연기 나는 만'이라는 뜻인데, 처음 정착한 바이킹들이 온천에서 피어오르는 수증기를 보고 붙인 이름이다. 세계 최북단 수도라는 타이틀을 가진 이 작은 도시는 인구가 겨우 14만 명 정도밖에 안 되지만, 그 안에 담긴 매력은 어마어마하다.
한국에서 레이캬비크까지는 직항이 없어서 경유가 필수다. 보통 헬싱키, 런던, 암스테르담, 파리를 거쳐서 가는데, 총 비행시간은 경유 포함해서 15-20시간 정도 잡아야 한다. 핀에어로 헬싱키 경유가 가장 짧은 편이고, 경유 시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14-16시간 안에 도착할 수 있다. 티켓 가격은 성수기 기준 왕복 150-250만 원 선이다.
비자는 필요 없다. 아이슬란드는 솅겐 협정 국가라서 한국 여권 소지자는 90일까지 무비자로 체류 가능하다. 다만 여권 유효기간이 출국일 기준 최소 3개월 이상 남아있어야 한다는 점, 잊지 말자.
물가는 솔직히 비싸다. 아니, 엄청 비싸다. 세계에서 물가가 가장 높은 나라 중 하나라는 게 과장이 아니다. 식당에서 점심 한 끼 먹으면 3-4만 원은 기본이고, 맥주 한 잔에 1만 5천 원 정도 한다. 하지만 그만큼 자연이 주는 감동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으니, 마음의 준비와 지갑의 준비를 단단히 하고 가자.
지역 가이드: 어디에 머물까
다운타운 (Miðbær) - 처음 방문이라면 여기
레이캬비크의 심장부다. 할그림스키르캬 교회를 중심으로 펼쳐진 이 지역은 걸어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로이가베귀르(Laugavegur) 거리가 메인 상업지구인데,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 부티크 상점들이 빼곡히 들어서 있다.
숙소 가격대는 천차만별이다. 도미토리 형태의 호스텔은 1박에 5-7만 원, 중급 호텔은 20-35만 원, 고급 부티크 호텔은 40-60만 원 정도 예상하면 된다. 여름 성수기에는 이 가격이 1.5배까지 뛰기도 하니 최소 3개월 전에는 예약하는 게 좋다.
추천 숙소로는 Center Hotels Plaza가 위치 대비 가성비가 좋고, 좀 더 분위기 있는 곳을 원한다면 Canopy by Hilton이 괜찮다. 배낭여행자라면 Loft Hostel이 깔끔하고 사회적인 분위기라 혼행족에게 인기가 많다.
올드 하버 (Grandi) - 트렌디하고 예술적인
과거 어업 중심지였던 이곳이 지금은 레이캬비크에서 가장 힙한 지역으로 탈바꿈했다. 하르파 콘서트홀이 바로 이 지역에 있고, 주변으로 갤러리, 카페, 레스토랑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팍사플로이만 고래 관찰 투어도 여기서 출발한다.
다운타운보다 숙소 가격이 살짝 저렴한 편이고, 도보로 10-15분이면 중심가에 갈 수 있어서 위치도 나쁘지 않다. 무엇보다 항구를 바라보며 산책할 수 있는 워터프론트가 매력적이다. 저녁 노을이 물들 때 여기서 맥주 한 잔 하면 정말 좋다.
Icelandair Hotel Reykjavik Marina가 이 지역 대표 숙소인데, 창고 건물을 개조해서 만든 곳이라 분위기가 독특하다. 1박에 25-40만 원 정도.
흘레무르 (Hlemmur) - 로컬 느낌 물씬
다운타운 동쪽에 위치한 이 지역은 관광객보다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는 동네다. 최근 몇 년 사이에 맛집들이 하나둘씩 생기면서 푸드 씬의 핫플레이스가 됐다. 특히 Hlemmur Matholl이라는 푸드홀은 꼭 가봐야 하는 곳인데, 다양한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
숙소 가격은 다운타운보다 15-20% 정도 저렴하고, 버스 터미널이 있어서 교외로 나가기도 편하다. 다만 밤에는 좀 조용한 편이라, 나이트라이프를 즐기고 싶다면 다운타운으로 걸어가야 한다. 도보 10분 거리니까 큰 문제는 아니다.
라우가르달루르 (Laugardalur) - 가족 여행객에게 추천
도심에서 버스로 15분 정도 거리에 있는 주거 지역이다. 레이캬비크 최대의 수영장 단지인 Laugardalslaug가 여기 있고, 식물원, 동물원, 캠핑장도 갖추고 있어서 아이와 함께 여행하는 가족에게 좋다.
에어비앤비로 아파트를 빌리면 다운타운 호텔 가격으로 넓은 공간을 얻을 수 있다. 3-4인 가족이라면 1박 20-30만 원으로 방 2개짜리 아파트를 구할 수 있으니 가성비 면에서 최고다. 다만 레스토랑이나 바는 거의 없어서 저녁에는 다운타운으로 나가야 한다.
코파보귀르 (Kópavogur) - 장기 체류자용
레이캬비크 바로 남쪽에 붙어있는 위성도시다. 아이슬란드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는 하지만 인구가 4만 명도 안 된다. 대형 쇼핑몰 Smáralind가 있고, 현지인들의 일상을 구경하고 싶다면 이쪽도 괜찮다.
버스로 다운타운까지 20-25분 걸리고, 숙소 가격은 확실히 저렴하다. 일주일 이상 장기 체류하면서 렌터카로 아이슬란드 전역을 돌아다닐 계획이라면 고려해볼 만하다. 하지만 3-4일 짧은 일정이라면 굳이 여기까지 올 필요는 없다.
방문하기 좋은 시기
여름 (6-8월) - 백야의 마법
아이슬란드 여행의 황금기다. 6월 하지 무렵에는 해가 거의 지지 않는 백야 현상을 경험할 수 있다. 밤 11시에도 환하고, 새벽 3시에도 해가 떠 있다. 처음에는 신기한데, 솔직히 잠을 잘 못 자서 좀 힘들다. 안대 꼭 챙겨가자.
기온은 10-15도 정도로 선선하다. 한국의 초가을 날씨라고 생각하면 된다. 다만 바람이 세고 날씨 변화가 심해서, 맑다가도 갑자기 비가 오고 또 개기를 반복한다. 현지인들이 '아이슬란드 날씨가 마음에 안 들면 5분만 기다려라'라고 말하는 게 괜한 소리가 아니다.
성수기라서 모든 게 비싸고 붐빈다. 특히 블루 라군은 최소 2주 전에 예약해야 자리를 잡을 수 있다. 골든 서클 투어도 관광버스가 줄줄이 몰려와서 한적한 분위기를 기대하긴 어렵다.
겨울 (11-2월) - 오로라 시즌
오로라를 보려면 이때 가야 한다. 특히 9월부터 3월까지가 오로라 시즌인데, 한겨울이 밤이 가장 길어서 확률이 높다. 다만 오로라는 자연현상이라 구름이 끼면 안 보이고, 운이 따라야 한다. 3박 4일 일정으로는 좀 짧고, 일주일 정도 있으면 볼 확률이 꽤 올라간다.
기온은 영하 5도에서 영상 5도 사이. 생각보다 춥지 않다. 한국 겨울보다 덜 춥다고 느끼는 사람도 많은데, 바람 때문에 체감온도는 더 낮으니 방풍이 되는 옷이 필수다. 일조량이 하루 4-5시간밖에 안 돼서 우울할 수 있으니, 마음의 준비도 필요하다.
비수기라서 항공권과 숙소 가격이 30-40% 정도 저렴하다. 다만 일부 하이랜드 도로는 폐쇄되고, 눈보라로 투어가 취소되는 경우도 있어서 일정에 여유를 두는 게 좋다.
봄/가을 (4-5월, 9-10월) - 균형 잡힌 선택
성수기와 비수기 사이의 숄더 시즌이다. 관광객은 적고, 가격은 합리적이고, 날씨도 그럭저럭 괜찮다. 9월에는 오로라도 볼 수 있고 해도 그럭저럭 길어서,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시기다.
4-5월 봄에는 퍼핀(바다오리)이 돌아오기 시작하고, 폭포의 수량이 눈 녹은 물로 가득 차서 장관을 이룬다. 다만 아직 날씨가 불안정해서 눈이 오는 날도 있다.
일정: 3일에서 7일
3일 일정 - 레이캬비크 핵심만
1일차: 도착과 시내 탐험
케플라비크 공항에서 시내까지는 버스로 45분, 택시로 40분 정도 걸린다. Flybus나 Airport Direct가 대표적인 공항버스인데, 편도 3,500 ISK(약 35,000원) 정도다. 숙소에 짐 풀고, 점심은 로이가베귀르 거리의 Baejarins Beztu에서 핫도그로 해결하자. 아이슬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핫도그 가게인데, 빌 클린턴도 먹었다고 자랑하는 곳이다. 하나에 600 ISK(약 6,000원).
오후에는 할그림스키르캬 교회에 올라가자. 엘리베이터 타고 전망대까지 올라가면 레이캬비크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입장료 1,200 ISK(약 12,000원). 알록달록한 지붕들이 레고 마을 같다. 내려와서 교회 앞 레이프 에릭손 동상 구경하고, 근처 스콜라뵈르뒤스티귀르 거리를 따라 내려오면 예쁜 가게들이 많다.
저녁은 Grillið나 Dill 같은 파인다이닝을 추천하는데, 예약 필수고 가격은 1인 10-15만 원대. 좀 더 캐주얼하게 가고 싶으면 Messinn에서 피시 스튜를 먹어보자. 3-4만 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2일차: 골든 서클 데이투어
아이슬란드 여행의 하이라이트, 골든 서클. 렌터카가 없다면 데이투어를 예약하는 게 편하다. 가격은 업체마다 다르지만 대략 15,000-20,000 ISK(15-20만 원) 정도. 아침 8-9시에 출발해서 저녁 6-7시에 돌아오는 일정이다.
싱벨리르 국립공원에서는 유라시아판과 북미판이 갈라지는 지점을 볼 수 있다. 지질학 시간에 배웠던 판 구조론이 눈앞에 펼쳐지는 셈이다. 게이시르 지열지대에서는 5-10분마다 뿜어오르는 간헐천을 구경하고, 굴포스 폭포에서는 자연의 위엄에 압도당한다. 굴포스 가는 길에 바람이 엄청 세니까 모자 꽉 눌러쓰고 가자.
투어에 따라 케리드 분화구나 Secret Lagoon이 포함되기도 한다. Secret Lagoon은 블루 라군보다 저렴하고 덜 붐비는 온천인데, 로컬 느낌이 나서 좋다.
3일차: 시내 마무리와 출발
아침에 태양 항해자 조각상 앞에서 인증샷 찍자. 바이킹 배를 형상화한 스테인리스 조각인데, 뒤로 산과 바다가 펼쳐져서 사진이 정말 잘 나온다. 일출 시간에 가면 황금빛 조명이 예술이다.
그다음 펄란 박물관으로 가자. 돔 형태의 건물 자체가 볼거리고, 안에서는 아이슬란드의 자연을 인공적으로 재현해놓은 전시를 볼 수 있다. 실내 얼음 동굴 체험이 꽤 인상적이다. 입장료 5,490 ISK(약 55,000원)로 비싸긴 한데, 날씨가 안 좋을 때 시간 보내기 좋다.
점심 먹고 아이슬란드 국립박물관에서 바이킹 역사 공부하거나, 기념품 쇼핑하면서 남은 시간 보내다가 공항으로 출발하면 된다.
5일 일정 - 남부 해안 추가
3일 일정에 남부 해안 투어를 더한 버전이다.
4일차: 남부 해안 데이투어
레이캬비크에서 남쪽으로 내려가는 투어. 셀야란드스포스 폭포(뒤로 걸어 들어갈 수 있음), 스코가포스 폭포(계단 타고 올라가면 위에서도 볼 수 있음), 검은 모래 해변 레이니스퍄라, 그리고 비크 마을까지 도는 코스다. 왕복 12-14시간 걸리는 장거리 투어라서 체력적으로 힘들 수 있지만, 아이슬란드의 드라마틱한 자연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
레이니스퍄라 해변에서는 파도가 예측 불가능하게 높이 치니까 절대 물가에 너무 가까이 가지 말 것. 매년 관광객 사고가 나는 곳이다. 진지하게.
5일차: 블루 라군과 출발
블루 라군은 공항 가는 길에 있어서 마지막 날 일정으로 딱이다. 다만 예약은 필수! 최소 2주 전, 성수기에는 한 달 전에 예약해야 한다. 기본 입장료가 72 EUR(약 10만 원)부터 시작하고, 음료나 마스크 팩 등이 포함된 패키지는 더 비싸다.
온천물이 정말 뿌옇고 파란데, 피부에 좋다고 하는 실리카 머드를 얼굴에 바르고 돌아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2-3시간 정도 있다가 공항으로 가면 된다. 블루 라군에서 공항까지는 차로 20분.
7일 일정 - 아이슬란드 깊이 탐험
렌터카를 빌려서 좀 더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일정이다.
1-2일차: 3일 일정의 1-2일차와 동일
3일차: 스나이펠스네스 반도
레이캬비크에서 북쪽으로 2시간 거리에 있는 스나이펠스네스 반도는 '미니 아이슬란드'라고 불린다. 빙하, 폭포, 해안 절벽, 용암 지대 등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지형이 한 곳에 모여있기 때문이다.
키르큐펠 산(삼각형 모양의 아이콘 산), 아르나르스타피 해안 절벽, 부디르 검은 교회 등이 하이라이트. 하루 만에 돌기는 빡빡하니까 반도 내 숙소에서 1박 하는 게 좋다. 헬나르나 그룬다르피요르뒤르 마을에 귀여운 게스트하우스들이 있다.
4-5일차: 남부 해안 2일
데이투어로는 시간에 쫓기는 남부 해안을 천천히 돌아보자. 첫째 날은 셀야란드스포스, 스코가포스, 비크까지 가서 1박. 둘째 날은 요쿨살론 빙하 호수까지 간다. 빙하 조각이 둥둥 떠다니는 호수인데, 바로 옆 다이아몬드 비치에서는 검은 모래 위에 얼음 덩어리들이 보석처럼 반짝인다. 여기가 진짜 아이슬란드의 하이라이트다.
6일차: 레이캬비크 귀환과 고래 관찰
남부에서 레이캬비크로 돌아오는 길에 아직 못 본 곳들 들르면서 여유롭게 운전. 오후에는 팍사플로이만 고래 관찰 투어를 예약해두자. 3시간 정도 걸리고, 가격은 12,000-15,000 ISK(12-15만 원). 밍크고래, 혹등고래를 볼 확률이 꽤 높다. 배멀미 있는 사람은 멀미약 필수.
7일차: 여유로운 마무리
레이캬비크 시청 안에 있는 아이슬란드 지도 모형 구경하고, 근처 회른 연못(Tjörnin)에서 오리 구경하면서 산책. 하르파 콘서트홀 내부도 무료로 구경할 수 있으니 들러보자. 시간 남으면 공공 수영장 Sundhollin이나 Vesturbaejarlaug에서 현지인처럼 온천욕 즐기는 것도 추천. 입장료 1,200 ISK(12,000원) 정도로 저렴하고, 로컬 문화를 체험하기 좋다.
맛집 가이드: 레스토랑
파인다이닝
Dill - 아이슬란드 유일의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현지 제철 재료로 만든 뉴노르딕 요리를 선보인다. 테이스팅 메뉴가 35,000 ISK(약 35만 원)부터인데, 특별한 날에 가볼 만하다. 최소 2주 전 예약 필수. 분위기는 생각보다 캐주얼하니까 정장까지는 필요 없고 스마트 캐주얼이면 충분하다.
Grillið - 8층에 위치해서 시내 전망이 끝내준다. 스테이크와 해산물 위주인데, 아이슬란드 양고기가 특히 맛있다. 메인 요리 기준 1인 8-12만 원 정도. 창가 자리 요청하면 야경 보면서 식사할 수 있다.
Apotek - 옛날 약국 건물을 개조한 레스토랑. 인테리어가 고급스럽고, 요리 수준도 높다. 런치 메뉴가 디너보다 저렴하니까 점심에 가는 것도 방법. 코스 메뉴 기준 2-3만 원대로 파인다이닝 경험 가능.
해산물 전문점
Messinn - 피시 스튜(fish pan) 전문점인데, 빵과 함께 나오는 생선 스튜가 정말 맛있다. 가격도 4,000-5,500 ISK(4-5만 원)로 레이캬비크 치고는 합리적. 점심시간에 특히 붐비니까 오픈 직후에 가는 게 좋다. 대구, 연어, 랍스터 중에 선택할 수 있는데 개인적으로 대구 추천.
Saegreifinn (Sea Baron) - 항구 근처에 있는 작은 가게인데, 랍스터 수프가 유명하다. 한 그릇에 2,500 ISK(약 25,000원). 플라스틱 의자에 앉아서 먹는 분위기가 허름하지만, 맛은 진짜다. 고래 고기 꼬치도 팔지만 이건 호불호가 심하게 갈린다.
Fish Market - 초밥과 아이슬란드 해산물을 퓨전한 레스토랑. 가격대가 높은 편(1인 8-12만 원)이지만 음식 퀄리티가 좋다. 참치 타다키, 랍스터 텐푸라 등 한국인 입맛에도 잘 맞는 메뉴가 많다.
캐주얼한 식사
Baejarins Beztu - 1937년부터 운영해온 핫도그 스탠드. 빌 클린턴, 메탈리카 멤버들도 다녀갔다는 곳. 양고기, 돼지고기, 소고기를 섞은 소시지에 양파(생것과 튀긴 것), 케첩, 머스타드, 레물라드 소스를 올려서 준다. 600 ISK(약 6,000원). 줄 서서 기다리더라도 꼭 먹어봐야 한다.
Hlemmur Matholl - 푸드홀 형태라서 각자 먹고 싶은 거 사와서 한 테이블에 앉으면 된다.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부터 멕시칸, 아시안, 이탈리안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어서 입맛 다른 일행과 가기 좋다. 음식 가격대는 2-4만 원 선.
Cafe Loki - 할그림스키르캬 바로 앞에 있는 전통 음식 전문점. 발효 상어(하카를), 양 머리(스비드), 라이 브레드 아이스크림 같은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다. 도전적인 음식이 부담스러우면 미트수프나 피시 스튜도 있다. 가격은 3-4만 원대.
한국 음식과 아시안
솔직히 레이캬비크에서 한식당을 찾기는 어렵다. 그나마 Noodle Station이 베트남 쌀국수를 파는데, 한국인들이 아시안 음식 그리울 때 찾는 곳이다. 큰 그릇 기준 2,200 ISK(약 22,000원).
Ramen Momo는 일본 라멘집인데 맛이 괜찮다. 한 그릇에 3,000 ISK(약 30,000원) 정도. 한식은 아니지만 익숙한 아시안 맛이 그리울 때 위안이 된다.
장기 체류한다면 숙소에서 직접 해먹는 것도 방법. 보너스(Bonus) 같은 저가 슈퍼마켓에서 쌀, 김치, 라면 등 기본 한식 재료를 구할 수 있다. 가격은 한국의 2-3배지만 식당에서 사 먹는 것보단 싸다.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양고기 (Lamb)
아이슬란드 양은 바이킹 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온 순수 혈통이다. 여름 내내 산에서 자유롭게 풀을 뜯으며 자라서 고기 맛이 다르다. 냄새도 덜 나고, 부드럽고, 풍미가 깊다. 레스토랑에서 양고기 스테이크나 양갈비를 주문하면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슈퍼마켓에서 사서 숙소에서 구워먹어도 맛있다.
해산물
섬나라답게 해산물이 신선하고 풍부하다. 특히 대구(cod), 해덕(haddock), 북극 곤들매기(Arctic char)가 대표적.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생선 요리를 메뉴에 올리고 있는데, 어떤 걸 시켜도 평균 이상이다.
랍스터(정확히는 langoustine, 가재의 일종)도 유명하다. 한국에서 먹는 랍스터보다 작지만, 살이 달고 쫄깃하다. 랍스터 수프나 랍스터 테일 요리를 꼭 먹어보자.
스키르 (Skyr)
요거트처럼 생겼지만 기술적으로는 치즈에 가까운 유제품. 단백질 함량이 높고 지방은 거의 없어서 건강식으로 인기다. 슈퍼마켓에서 다양한 맛의 스키르를 살 수 있는데, 블루베리나 바닐라 맛이 인기. 아침 식사로 그래놀라랑 같이 먹으면 든든하다. 하나에 300-500 ISK(3-5천 원).
하카를 (Hákarl) - 도전자용
발효 상어. 솔직히 말하면 암모니아 냄새가 강렬하게 난다. 처음 맛보면 구역질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아이슬란드 전통 음식이니 한 번쯤 도전해볼 만하다. Cafe Loki에서 작은 조각으로 맛볼 수 있고, 함께 주는 Brennivín(감자 증류주)으로 입가심하면 그나마 낫다.
핫도그
앞서 언급한 Baejarins Beztu의 핫도그는 아이슬란드 국민 간식이다. 양, 돼지, 소고기를 섞은 소시지가 포인트인데, 주문할 때 'eina með öllu'(모든 토핑 다 넣어서)라고 하면 현지인처럼 보인다.
라이 브레드 아이스크림
아이슬란드식 호밀빵(rúgbrauð)을 넣은 아이스크림. 달콤하고 고소한 게 의외로 잘 어울린다. Cafe Loki나 Valdis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맛볼 수 있다.
크레이피쉬 수프
작은 민물 가재로 만든 크리미한 수프. 대부분의 레스토랑에서 스타터 메뉴로 제공한다. 추운 날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행복해진다. Saegreifinn의 랍스터 수프가 가장 유명하다.
현지인 팁: 인사이더 조언
수영장 문화
아이슬란드 사람들에게 공공 수영장은 단순한 운동 시설이 아니라 사교의 장이다. 온천풀에 몸 담그고 이웃과 수다 떠는 게 일상이다. 레이캬비크 시내에만 수영장이 7개 정도 있는데, Vesturbaejarlaug, Sundhollin 같은 곳이 로컬 느낌 물씬 난다.
입장 전에 반드시 샤워해야 하고, 수영복 없이 알몸으로 씻어야 한다. 처음엔 당황스럽지만 그게 여기 규칙이다. 입장료 1,200 ISK(12,000원) 정도로 블루 라군의 10분의 1 가격에 진짜 로컬 경험을 할 수 있다.
팁 문화
팁 안 줘도 된다. 서비스 요금이 가격에 포함되어 있어서 따로 팁을 남길 필요가 없다. 물론 서비스가 정말 좋았으면 남겨도 되지만, 필수는 아니다. 한국인에게는 익숙한 시스템이라 편하다.
날씨와 옷차림
레이어링이 핵심이다. 아침에 맑아도 오후에 비 오고, 저녁에 다시 맑아지는 게 일상이다. 방수 재킷과 방풍 바람막이는 필수템이고, 여름에도 얇은 패딩이나 플리스를 챙기자. 현지에서 66°North 브랜드 아웃도어 제품을 사면 품질 좋고 기념품으로도 좋은데, 가격이 꽤 비싸다.
물과 환경
수돗물을 그냥 마셔도 된다. 빙하수가 수원이라 세계에서 가장 깨끗한 물 중 하나다. 텀블러 가져가서 수돗물 받아 마시면 환경에도 좋고 비싼 생수값도 아낄 수 있다.
뜨거운 물에서 유황 냄새가 날 수 있다. 지열로 데운 물이라 그런 건데, 마셔도 해롭지 않다. 다만 호텔 샤워할 때 처음엔 좀 놀랄 수 있다.
쇼핑 팁
보너스(Bonus) 슈퍼마켓이 가장 저렴하다. 돼지 얼굴 로고가 트레이드마크인데, 물가 높은 아이슬란드에서 그나마 합리적인 가격에 장 볼 수 있는 곳이다. 간단한 식재료 사서 숙소에서 해먹으면 식비 절약에 도움 된다.
울 제품(특히 로파페이사 스웨터)이 기념품으로 인기인데, 정품은 15-30만 원대로 비싸다. Handprjónasambandið가 정통 수제품 파는 곳이고, 저렴한 제품은 관광객 상점에서 찾을 수 있다. 다만 싼 건 대부분 아이슬란드산이 아니니 라벨 확인하자.
안전
레이캬비크는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도시 중 하나다. 밤에 혼자 돌아다녀도 전혀 위험하지 않다. 범죄율이 매우 낮고, 심지어 경찰도 총을 안 들고 다닌다. 여행 중 도난이나 안전 걱정은 거의 안 해도 된다.
교통과 통신
공항에서 시내까지
케플라비크 국제공항은 레이캬비크 시내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다. 선택지는 크게 세 가지:
공항버스 (Flybus/Airport Direct) - 가장 대중적인 방법. 편도 3,500-4,000 ISK(35,000-40,000원). BSI 버스터미널까지 45분, 숙소 드롭오프 서비스 추가하면 1,000 ISK 더. 항공편 도착에 맞춰 24시간 운행한다.
택시 - 정액 요금제로 시내까지 약 18,000 ISK(18만 원). 3-4명이 나눠 타면 버스보다 편하고 가격도 비슷해진다. 공항 나오면 바로 택시 승강장이 보인다.
렌터카 - 아이슬란드 전역을 돌아다닐 계획이라면 공항에서 바로 렌트하는 게 편하다. 렌터카 회사들이 공항 터미널 바로 옆에 모여있다. 성수기에는 2-3주 전 예약 필수.
시내 교통
도보 - 다운타운은 걸어다니기 좋은 크기다.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도보 20분 거리 안에 있다.
시내버스 (Strætó) - 노란색 버스가 시내와 교외를 연결한다. 1회권 550 ISK(5,500원), 1일권 1,980 ISK(20,000원). Strætó 앱을 깔면 모바일로 티켓 구매하고 노선 검색할 수 있다. 현금은 안 받으니 앱이나 카드 준비하자.
자전거 - 레이캬비크 바이크(Reykjavik Bikes)에서 자전거 대여 가능. 하루 5,000 ISK(50,000원) 정도. 날씨 좋은 날 해안가 따라 자전거 타면 기분 좋다.
렌터카
골든 서클이나 남부 해안을 자유롭게 돌아다니고 싶다면 렌터카가 최선이다. 가격은 소형차 기준 1일 8,000-15,000 ISK(8-15만 원). 보험이 중요한데, 아이슬란드는 도로에 자갈이 많아서 유리창/차체 손상이 흔하다. SCDW(자갈 보험), GP(그래블 프로텍션) 같은 추가 보험을 꼭 들자.
F-로드(고지대 비포장도로)는 4WD 전용이니 일반 차량으로 절대 진입하지 말 것. 위반하면 보험 적용 안 되고 벌금도 어마어마하다.
통신
SIM 카드 - 공항 도착 로비에 Siminn, Vodafone 매장이 있다. 관광객용 선불 SIM이 3,000-5,000 ISK(3-5만 원)에 데이터 5-10GB 포함. 레이캬비크 시내는 커버리지 문제없고, 시골 가도 대부분 터진다.
Wi-Fi - 카페, 레스토랑, 숙소 대부분 무료 와이파이 제공. 속도도 빠른 편이라 SIM 없이 와이파이만으로도 어느 정도 커버 가능하다. 다만 차로 이동 중에는 데이터가 있어야 네비게이션 쓸 수 있으니 SIM 추천.
로밍 - 한국 통신사 로밍도 작동하지만 가격이 비싸다. 1일 1만 원 정도 하는 데이터 로밍 패키지가 있긴 한데, 장기 체류라면 현지 SIM이 경제적.
결제
카드가 왕이다. 작은 핫도그 가게부터 택시까지 어디서든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현금 거의 필요 없다. Visa, Mastercard 다 잘 되고, 삼성페이나 애플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도 대부분 가능.
환전은 굳이 안 해도 되지만, 혹시 모르니 소액의 현금(5만 원 정도)은 있어도 좋다. 공항에 환전소가 있고, 시내 은행에서도 환전 가능.
결론
레이캬비크는 작지만 강렬한 도시다. 화려하지 않고, 번화하지 않고, 쇼핑천국도 아니다. 하지만 이 작은 도시를 거점으로 경험할 수 있는 자연이 있다. 빙하, 폭포, 간헐천, 오로라, 검은 모래 해변. 지구상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풍경들이 차로 몇 시간 거리에 펼쳐져 있다.
물가는 비싸다.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돈으로 살 수 없는 경험이 있다면, 아이슬란드가 바로 그런 곳이다. 한밤중에도 해가 지지 않는 여름, 하늘을 수놓는 초록빛 오로라의 겨울. 이런 건 사진으로 보는 것과 직접 보는 것이 완전히 다르다.
3일이면 맛보기, 5일이면 제대로, 7일이면 깊이 있게 경험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최소 5일을 추천한다. 렌터카를 빌려서 링로드 일부라도 달려보면 인생 여행이 될 수 있다.
준비는 철저히, 기대는 크게, 그리고 날씨에는 유연하게. 그러면 레이캬비크가, 아이슬란드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