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린
더블린 2026: 여행 전 알아야 할 것
더블린은 처음 방문하면 묘한 기시감을 느끼게 되는 도시다. 아일랜드 펍에서 흘러나오는 라이브 음악, 조지안 양식의 색색깔 문들, 리피 강을 따라 걷는 사람들의 여유로운 발걸음. 어딘가에서 본 듯한, 하지만 어디에서도 경험하지 못한 독특한 분위기가 있다.
나는 더블린에서 6개월을 살았고, 그 시간 동안 이 도시의 진짜 매력을 알게 됐다. 관광 가이드북에 나오는 '유럽의 숨은 보석' 같은 진부한 표현이 아니라, 실제로 살아보면서 느낀 것들을 공유하고 싶다.
영어권이라는 최대 장점
한국인 여행자에게 더블린의 가장 큰 매력은 영어권이라는 점이다. 유럽 여행 중 언어 장벽 없이 현지인과 대화하고, 메뉴를 읽고, 길을 물을 수 있다는 건 생각보다 큰 장점이다. 아일랜드 영어는 특유의 억양이 있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 오히려 그 억양이 매력 포인트가 되기도 한다.
물가: 솔직히 비싸다
더블린 물가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자면, 비싸다. 런던만큼은 아니지만 파리나 암스테르담과 비슷하거나 약간 높은 수준이다. 펍에서 기네스 한 파인트는 6.50-8유로, 점심 식사는 15-20유로, 저녁 식사는 25-45유로 정도 예상하면 된다. 숙박비도 만만치 않아서 시내 중심가 호텔은 1박에 150-250유로가 기본이다. 하지만 방법은 있다. 이 가이드에서 현지인처럼 합리적으로 여행하는 방법을 알려줄 테니 끝까지 읽어보길 바란다.
날씨: 하루에 사계절
아일랜드 날씨에 대한 유명한 농담이 있다. "아일랜드 날씨가 싫으면 15분만 기다려라." 실제로 맑은 하늘이 갑자기 비구름으로 뒤덮이고, 소나기가 내리다가 다시 햇살이 비치는 일이 하루에도 여러 번 일어난다. 우산보다는 방수 재킷을 추천한다. 현지인들은 우산을 거의 쓰지 않는다. 바람이 워낙 강해서 우산이 뒤집어지기 일쑤이기 때문이다.
안전: 밤늦게도 안심
더블린은 유럽 대도시 중에서도 치안이 좋은 편이다. 템플 바 주변은 밤늦게까지 사람들로 붐비고, 여성 혼자 여행해도 크게 불안하지 않다. 물론 기본적인 주의는 필요하다. 특히 오코넬 스트리트 북쪽 지역과 일부 외곽 지역은 늦은 밤에 피하는 것이 좋다. 소매치기는 관광지 어디나 있으니 가방은 앞으로 메고 다니자.
인천-더블린 직항 정보
2026년 현재 인천에서 더블린으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대부분 런던 히드로, 암스테르담 스히폴, 파리 샤를 드골, 프랑크푸르트를 경유한다. 비행시간은 경유지에 따라 총 14-18시간 정도 소요된다. 가장 인기 있는 루트는 런던 경유로, 에어 링구스나 라이언에어로 런던에서 더블린까지 1시간 15분이면 도착한다.
더블린 지역: 어디에 머물까
더블린은 생각보다 작은 도시다.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도보로 이동 가능한 거리에 있어서, 숙소 위치 선정이 여행의 질을 크게 좌우한다. 리피 강을 기준으로 북쪽(노스사이드)과 남쪽(사우스사이드)으로 나뉘는데, 각 지역의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
템플 바 (Temple Bar) - 축제 같은 밤을 원한다면
템플 바는 더블린의 대표적인 관광 지구로, 좁은 자갈길 양쪽으로 펍, 레스토랑, 기념품 가게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 매일 밤 라이브 음악이 흘러나오고, 전 세계에서 온 여행자들로 활기가 넘친다.
장점: 걸어서 모든 것이 가능하다. 새벽까지 펍 호핑을 해도 숙소까지 비틀거리며 걸어갈 수 있다. 하페니 다리도 바로 옆이고, 더블린 성과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도 도보 5분 거리다.
단점: 밤새 시끄럽다. 금요일, 토요일 밤에는 새벽 3시까지 거리에서 노래 소리가 들린다. 가격도 더블린에서 가장 비싼 지역이다. 기네스 한 잔이 다른 지역보다 1-2유로 더 비싸고, 레스토랑 가격도 20-30% 높다. 관광객 상대 바가지 음식점도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추천 대상: 20-30대 커플, 친구들과의 여행, 파티를 즐기는 솔로 여행자. 첫 더블린 방문이라면 2-3일 정도 머물며 분위기를 느껴보는 것도 좋다.
숙박 예산: 호스텔 도미토리 35-50유로, 부티크 호텔 180-280유로
그래프턴 스트리트 &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 - 쇼핑과 우아함
그래프턴 거리는 더블린의 명동이라고 할 수 있다. 보행자 전용 거리로, 브랜드 매장, 백화점, 카페가 줄지어 있다. 거리 음악가들의 공연도 수준급이어서 에드 시런이 무명 시절 여기서 버스킹을 했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다.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 공원은 그래프턴 거리 끝에 있는 도심 속 오아시스다. 9에이커 규모의 빅토리아 양식 공원으로, 점심시간에 샌드위치를 먹으며 휴식을 취하는 직장인들, 오리에게 먹이를 주는 가족들로 평화롭다.
장점: 템플 바의 활기와 가까우면서도 훨씬 조용하다. 고급 레스토랑과 세련된 칵테일 바가 많고, 쇼핑하기에 최적의 위치다. 트리니티 칼리지도 도보 5분이다.
단점: 숙박비가 템플 바만큼 비싸다. 밤에는 상점들이 문을 닫아 다소 한산해진다. 펍 문화를 즐기려면 템플 바까지 걸어가야 한다.
추천 대상: 쇼핑을 좋아하는 여행자, 비즈니스 출장, 고급 호텔을 원하는 커플.
숙박 예산: 4성급 호텔 200-350유로, 5성급 호텔 400-600유로
메리온 스퀘어 & 조지안 더블린 - 역사와 품격
메리온 스퀘어 주변은 조지안 시대 건축물이 가장 잘 보존된 지역이다. 18세기에 지어진 붉은 벽돌 타운하우스들, 색색의 대문, 연철 발코니가 인스타그램 사진 찍기에 완벽하다. 오스카 와일드가 어린 시절을 보낸 집도 이 광장에 있다.
아일랜드 국립 미술관이 바로 옆에 있어서 무료로 카라바조, 베르메르 등의 걸작을 감상할 수 있다. 정부 청사와 대사관들이 많아 분위기가 차분하고 격조 있다.
장점: 더블린에서 가장 아름다운 거리 풍경을 자랑한다. 조용하면서도 중심가와 가깝다. 조지안 타운하우스를 개조한 부티크 호텔들이 많아 특별한 숙박 경험이 가능하다.
단점: 레스토랑과 펍 선택지가 제한적이다. 늦은 밤에는 매우 조용해서 젊은 여행자에게는 심심할 수 있다.
추천 대상: 건축에 관심 있는 여행자, 조용한 분위기를 원하는 중장년층, 역사와 예술을 사랑하는 분들.
숙박 예산: 조지안 타운하우스 B&B 120-180유로, 럭셔리 호텔 300-500유로
스미스필드 & 더블린 7 - 힙스터들의 성지
리피 강 북쪽, 스미스필드 광장 주변은 더블린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는 지역이다. 과거 위스키 증류소와 시장이 있던 곳이 지금은 트렌디한 카페, 독립 서점, 갤러리로 채워지고 있다. 제임슨 증류소 보우 스트리트가 이 지역의 랜드마크다.
장점: 템플 바보다 물가가 30-40% 저렴하다. 로컬 분위기를 제대로 느낄 수 있다. 젊은 아일랜드인들이 실제로 놀러 오는 펍과 레스토랑이 많다. 개성 있는 브런치 카페, 비건 레스토랑, 크래프트 맥주 바를 찾는다면 이 지역이다.
단점: 관광지까지 약간의 거리가 있다. 트리니티 칼리지까지 도보 20분, 루아스(트램)로 10분 정도. 아직 개발 중인 느낌이 있어서 일부 블록은 황량할 수 있다.
추천 대상: 트렌디한 분위기를 좋아하는 20-30대, 로컬 경험을 원하는 여행자, 예산 여행자.
숙박 예산: 호스텔 25-40유로, 부티크 호텔 100-160유로
포트벨로 & 랫마인스 - 현지인처럼 살기
그랜드 캐널을 따라 남쪽으로 내려가면 포트벨로와 랫마인스 지역이 나온다. 더블린 직장인들이 실제로 사는 주거 지역으로, 관광객은 거의 없다. 운하를 따라 산책하고, 동네 펍에서 현지인들과 어울리며, 일요일 아침 파머스 마켓을 구경하는 여유로운 여행이 가능하다.
장점: 진짜 더블린 생활을 경험할 수 있다. 숙박비가 시내 중심가의 절반 수준이다. 에어비앤비 아파트를 빌려 장기 체류하기에 완벽하다. 운하 산책로는 조깅하기에도 좋다.
단점: 중심가까지 버스나 루아스로 15-20분 걸린다. 관광지 접근성이 떨어진다. 밤에 걸어서 돌아오기엔 다소 먼 거리다.
추천 대상: 장기 체류자, 자취 여행을 즐기는 분, 조용한 주거 지역을 선호하는 분.
숙박 예산: 에어비앤비 아파트 80-130유로, 게스트하우스 90-140유로
더블린 항구 지역 (도클랜드) - 현대적 더블린
실리콘 도크라 불리는 이 지역은 구글, 페이스북, 에어비앤비 등 글로벌 테크 기업 본사가 밀집해 있다. 현대적인 고층 빌딩, 세련된 워터프론트 레스토랑, 미래지향적 건축물이 전통적인 더블린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EPIC 아일랜드 이민 박물관이 이 지역에 있다.
장점: 깔끔하고 현대적인 숙소를 원한다면 이 지역이다. 주말에는 한산해서 조용하다. 오코넬 스트리트까지 루아스로 10분.
단점: 더블린다운 분위기가 없다. 어느 도시에나 있을 법한 비즈니스 지구 느낌이다. 주말에는 레스토랑과 카페가 문을 닫는 곳이 많다.
추천 대상: 비즈니스 출장, 현대적인 호텔을 선호하는 분.
숙박 예산: 비즈니스 호텔 150-220유로, 서비스 아파트 180-280유로
킬메이넘 - 역사 애호가를 위한 선택
킬메이넘 감옥과 아일랜드 현대미술관 근처에 머물면 더블린의 역사적인 면모를 깊이 탐구할 수 있다.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지만, 피닉스 파크와도 가까워 자연을 즐기기에도 좋다.
장점: 숙박비가 저렴하고 조용하다. 킬메이넘 감옥 투어는 인기가 많아 근처에 묵으면 아침 일찍 방문하기 편하다. 피닉스 파크에서 자전거 타기나 야생 사슴 구경도 가능하다.
단점: 시내 중심까지 버스로 20-25분 걸린다. 저녁에 즐길 거리가 많지 않다.
추천 대상: 역사에 관심 많은 여행자, 자연과 함께하는 여행을 원하는 분, 예산 여행자.
숙박 예산: 게스트하우스 70-110유로, 에어비앤비 60-100유로
더블린 최적의 방문 시기
더블린을 언제 방문해야 할까? 솔직히 말하면, 아일랜드 날씨는 일 년 내내 변덕스럽다. 하지만 시기에 따라 분위기, 물가, 행사가 크게 달라지므로 본인의 여행 스타일에 맞는 시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봄 (3월-5월) - 성 패트릭 축제와 함께
3월 17일 성 패트릭의 날은 아일랜드 최대의 축제다. 더블린 전체가 초록색으로 물들고, 거리 퍼레이드, 라이브 음악, 펍 파티로 도시가 들썩인다.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오므로 숙박비가 평소의 2-3배까지 뛰어오른다. 최소 3-4개월 전에 예약해야 한다.
4-5월은 날씨가 점차 따뜻해지고 낮이 길어진다. 평균 기온 8-15도, 일조시간이 늘어나 야외 활동하기 좋다. 관광 성수기 직전이라 숙박비도 합리적이고, 유명 관광지도 붐비지 않는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시기다.
4-5월 방문 팁:
- 겹겹이 입을 수 있는 옷을 준비하자. 아침에는 쌀쌀하고 낮에는 따뜻해진다.
- 방수 재킷은 필수다. 갑자기 소나기가 내리는 날이 많다.
- 피닉스 파크에서 봄꽃 구경을 추천한다. 벚꽃과 수선화가 만개한다.
여름 (6월-8월) - 긴 낮과 축제의 계절
더블린의 여름은 마법 같다. 6월에는 밤 10시가 넘어도 해가 지지 않아서, 하루가 끝없이 길게 느껴진다. 평균 기온 15-20도로 한국의 봄 날씨와 비슷하다. 30도가 넘는 폭염은 거의 없어서 쾌적하게 관광할 수 있다.
단, 여름은 최대 성수기라 숙박비가 가장 비싸고 관광지가 붐빈다. 트리니티 칼리지 켈스의 서나 기네스 스토어하우스 같은 인기 명소는 온라인 사전 예약이 필수다.
여름 주요 행사:
- 블룸스데이 (6월 16일) -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기념하는 문학 축제. 더블린 곳곳에서 낭독회, 거리 공연, 에드워드 시대 복장 퍼레이드가 열린다.
- 더블린 프린지 페스티벌 (9월) - 실험적인 연극, 코미디, 음악 공연이 2주간 펼쳐진다.
- 포비든 프룻 (6월) - 킬메이넘 감옥 옆 왕립 병원 정원에서 열리는 대규모 음악 페스티벌.
여름 방문 팁:
- 펍 야외 테라스에서 기네스를 마시며 해지는 풍경을 감상하자.
- 해변 마을 호스(Howth)나 브레이(Bray)로 당일치기 여행을 추천한다.
- 선크림을 챙기자. 의외로 자외선이 강하다.
가을 (9월-11월) - 문화의 계절
9월은 여름의 분위기가 남아있으면서 관광객이 줄어드는 황금 시기다. 더블린 연극제, 오페라 시즌, 갤러리 전시 오프닝 등 문화 행사가 집중된다. 10월부터는 날씨가 급격히 쌀쌀해지고 비 오는 날이 늘어나지만, 그만큼 숙박비도 내려간다.
10월 말 할로윈은 아일랜드가 원조인 만큼 특별한 축제가 열린다. 브램 스토커 페스티벌(드라큘라 작가가 더블린 출신이다)에서는 호러 영화 상영, 고딕 투어, 분장 파티가 진행된다.
가을 방문 팁:
- 두꺼운 외투와 스카프를 준비하자. 특히 11월은 꽤 춥다.
- 펍에서 아이리시 커피로 몸을 녹이는 것도 가을의 묘미다.
- 박물관과 갤러리 탐방에 집중하기 좋은 시기다.
겨울 (12월-2월) - 크리스마스의 마법
더블린의 겨울은 춥고 어둡다. 오후 4시면 해가 지고, 비바람이 잦다. 하지만 12월에는 도시 전체가 크리스마스 조명으로 반짝이고, 그래프턴 스트리트의 크리스마스 마켓, 12 Pubs of Christmas(펍 12곳 투어) 등 특별한 경험이 가능하다.
1-2월은 비수기 중의 비수기라 숙박비가 연중 가장 저렴하다. 날씨만 감수할 수 있다면 예산 여행에 최적이다. 실내 관광지와 박물관 위주로 일정을 짜면 충분히 즐거운 여행이 가능하다.
겨울 방문 팁:
- 방수 부츠와 따뜻한 겨울 코트는 필수다.
- 크리스마스 시즌(12월 20일-1월 2일)에는 많은 상점과 관광지가 휴무이므로 확인이 필요하다.
- 따뜻한 펍에서 라이브 음악을 즐기며 현지 분위기에 흠뻑 빠져보자.
시기별 예산 비교 (1박 평균, 3성급 호텔 기준)
- 성수기 (6-8월, 성 패트릭 주간): 180-250유로
- 준성수기 (4-5월, 9-10월): 130-180유로
- 비수기 (11-3월, 성 패트릭 제외): 90-130유로
더블린 일정: 3일에서 7일
더블린은 도보로 둘러보기 좋은 컴팩트한 도시다.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반경 2km 이내에 있어서 3일이면 핵심을 볼 수 있고, 7일이면 근교까지 여유롭게 탐험할 수 있다. 아래 일정은 내가 직접 살면서 터득한, 효율적이면서도 현지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코스다.
3일 일정: 더블린 에센셜
1일차: 역사와 문학의 더블린
아침 9시, 트리니티 칼리지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1592년에 설립된 아일랜드 최고의 대학으로, 켈스의 서를 보기 위해 전 세계에서 사람들이 몰려온다. 오전 일찍 가야 줄이 짧다. 8세기에 제작된 이 필사본의 세밀한 장식에 경탄하고, 롱룸 도서관의 20만 권 고서 사이를 걸어보자.
점심은 트리니티 칼리지 근처 카페에서 간단히 해결하고, 오후에는 그래프턴 거리를 걸으며 거리 예술가들의 공연을 감상한다. 이 거리에서 유명해진 버스커들이 많다. 끝까지 걸으면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 공원이 나온다. 벤치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하자.
저녁에는 템플 바 지구로 이동한다. 관광객이 많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지만, 첫 더블린 방문이라면 한 번은 경험해야 한다. 펍에서 기네스 한 잔과 함께 라이브 아이리시 음악을 즐기자. 더 올리버 세인트 존 고가티(Oliver St. John Gogarty)나 템플 바 펍 자체도 괜찮지만, 조금만 골목으로 들어가면 덜 붐비는 곳도 많다.
2일차: 기네스, 역사, 그리고 야경
오전에는 기네스 스토어하우스를 방문한다. 더블린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로, 기네스의 250년 역사를 체험하고 맥주 제조 과정을 배울 수 있다. 마지막 층 그래비티 바에서 360도 파노라마 전망과 함께 무료 파인트를 즐긴다.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
점심 후에는 킬메이넘 감옥으로 이동한다. 버스로 15분 거리. 아일랜드 독립운동의 상징적 장소로, 1916년 부활절 봉기 지도자들이 처형된 곳이다. 가이드 투어는 약 1시간이며, 아일랜드 역사에 대한 깊은 이해를 얻을 수 있다. 사전 예약 필수.
저녁에는 더블린 성 주변을 산책한다. 800년 역사의 이 성은 저녁 무렵 조명이 들어오면 특히 아름답다.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도 바로 근처다. 저녁 식사는 성 주변의 전통 펍에서.
3일차: 북더블린 탐험
오전에는 리피 강 북쪽으로 건너가 GPO 역사 증인을 방문한다. 오코넬 스트리트에 있는 이 우체국은 1916년 부활절 봉기의 본부였다. 인터랙티브 전시를 통해 당시 상황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다.
이어서 제임슨 증류소로 이동한다. 도보 10분 거리. 위스키 제조 과정을 배우고 테이스팅도 할 수 있다. 프리미엄 투어는 희귀 위스키 시음이 포함되어 있어 위스키 애호가라면 추천.
오후에는 스미스필드 지구를 탐험하며 트렌디한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고, 하페니 다리를 건너 리피 강변을 산책한다. 1816년에 건설된 이 철제 다리는 더블린의 상징 중 하나다.
마지막 저녁은 메리온 스퀘어 주변의 고급 레스토랑이나, 예산이 빠듯하다면 조지안 지구의 분위기 좋은 펍에서 마무리한다.
5일 일정: 더 깊이 더블린
3일 일정에 아래를 추가한다.
4일차: 예술과 공원
오전에는 아일랜드 국립 미술관을 방문한다. 무료 입장이며, 카라바조의 그리스도를 잡으러, 베르메르, 모네, 잭 B. 예이츠(아일랜드 대표 화가)의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2-3시간 정도 여유롭게 둘러보자.
점심 후에는 피닉스 파크로 이동한다. 유럽에서 가장 큰 도심 공원 중 하나로, 뉴욕 센트럴 파크의 두 배 크기다. 자전거를 빌려 공원을 탐험하고, 야생 사슴 떼를 구경하자. 400마리 이상의 사슴이 자유롭게 풀을 뜯는 광경은 정말 인상적이다. 공원 내 아라스 안 우흐타라인(대통령 관저), 더블린 동물원도 있다.
저녁에는 로컬이 가는 펍을 찾아보자. 템플 바 대신 스미스필드의 코블스톤(The Cobblestone)에서 정통 아이리시 세션 음악을 들을 수 있다. 관광객이 적고, 현지인들이 악기를 들고 와서 즉흥 연주를 하는 진짜 아이리시 펍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5일차: 근교 여행 - 호스(Howth)
더블린에서 DART(근교 열차)로 30분이면 도착하는 어촌 마을 호스. 절벽 산책로 하이킹, 신선한 해산물 점심, 항구에서의 여유로운 오후를 즐길 수 있다. 클리프 워크는 왕복 2-3시간 정도 소요되며, 아일랜드 해의 탁 트인 전경이 펼쳐진다.
점심은 항구의 피시 앤 칩스 가게에서. 보르자(Beshoff Bros)나 옥토퍼시스(Octopussy's)가 유명하다. 신선한 해산물과 바다 풍경의 조합은 최고다.
오후에 더블린으로 돌아와 더블린 작은 박물관을 방문한다.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 앞에 있는 이 아담한 박물관은 20세기 더블린의 일상을 보여준다. 가이드 투어가 재미있고, U2 전시실도 있다.
7일 일정: 완벽한 더블린
5일 일정에 아래를 추가한다.
6일차: 근교 여행 - 글렌달로흐 또는 뉴그레인지
옵션 A: 글렌달로흐 (Glendalough)
위클로 산맥 깊숙이 자리한 6세기 수도원 유적지. 두 개의 호수와 초록 계곡으로 둘러싸인 라운드 타워와 켈트 십자가는 환상적인 사진 스팟이다. 더블린에서 버스로 약 1시간 30분. 가이드 투어를 예약하거나 공공버스로 개별 방문 가능. 하이킹 코스도 다양하니 운동화를 챙기자.
옵션 B: 뉴그레인지 (Newgrange)
이집트 피라미드보다 500년 앞선, 5000년 전에 지어진 선사시대 무덤. 동지에 태양빛이 내부까지 비치도록 설계된 천문학적 경이로움이다. 브루 나 보인 방문자 센터에서만 입장 가능하며, 사전 예약 필수. 더블린에서 버스로 약 1시간.
7일차: 느긋한 마무리
마지막 날은 여유롭게 보내자. 아침에는 성 패트릭 대성당을 방문한다. 아일랜드에서 가장 큰 성당으로, 걸리버 여행기의 작가 조나단 스위프트가 이곳의 수석 사제였다.
아일랜드 현대미술관도 추천한다. 17세기 왕립 병원 건물에 자리한 이 미술관은 현대 미술 컬렉션과 아름다운 정원을 갖추고 있다. 무료 입장.
오후에는 EPIC 아일랜드 이민 박물관에서 아일랜드 디아스포라의 역사를 배우거나, 쇼핑을 즐기거나, 마지막으로 펍에서 기네스 한 잔을 하며 여행을 마무리한다.
더블린 맛집: 레스토랑과 카페
더블린의 음식 씬은 지난 20년간 놀라운 발전을 이뤘다. 과거에는 "아일랜드 음식"이라고 하면 감자와 끓인 고기 정도를 떠올렸지만, 지금은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부터 혁신적인 스트리트 푸드까지 다양한 선택지가 있다.
아침 & 브런치
브라더 허버트 (Brother Hubbard) - 중동 영감의 브런치로 유명한 카페. 샤슈카(토마토 소스에 달걀을 익힌 요리), 팔라펠 플레이트, 직접 만든 빵이 일품이다. 주말에는 줄이 길지만 기다릴 가치가 있다. 메인 코스 12-18유로.
애비 (Avoca) - 그래프턴 스트리트 근처 백화점 내 카페. 아일랜드 전통 브렉퍼스트와 홈메이드 스콘이 맛있다.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이 내려다보이는 좌석을 추천. 브런치 15-22유로.
카페네이션 (Kaph) - 스페셜티 커피 씬의 중심지. 드루리 스트리트에 위치하며, 현지 로스터리 원두로 내린 플랫 화이트가 최고다. 커피 3.50-5유로, 페이스트리 4-6유로.
더 피콕 (The Fumbally) - 포트벨로 지역의 트렌디한 카페. 로컬 재료를 사용한 건강한 브런치 메뉴가 인기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노트북 작업하기에도 좋다. 브런치 14-20유로.
점심
레오 버딕 (Leo Burdock) - 1913년부터 운영된 더블린 최고의 피시 앤 칩스 가게. 크라이스트 처치 대성당 맞은편에 있다. 바삭한 튀김옷과 신선한 대구의 조합이 일품. 테이크아웃해서 근처 공원에서 먹는 것을 추천. 12-16유로.
에피센터 (Epicurean Food Hall) - 리피 스트리트에 위치한 푸드 홀. 다양한 국적의 음식을 한 곳에서 맛볼 수 있다. 타코, 라멘, 피자, 아일랜드 전통 음식까지 선택지가 무궁무진. 메인 8-15유로.
코르누코피아 (Cornucopia) - 1986년부터 운영된 채식/비건 레스토랑. 따뜻한 가정식 스타일의 음식이 푸짐하게 나온다. 샐러드 바, 수프, 핫디시가 인기. 메인 12-18유로.
팔론 앤 번 (Fallon & Byrne) - 익시터 스트리트의 고급 식품점 겸 레스토랑. 1층 델리에서 치즈, 샤퀴테리, 샐러드를 골라 샌드위치를 만들 수 있다. 위층 레스토랑은 더 정식 식사 가능. 샌드위치 10-15유로, 레스토랑 메인 20-35유로.
저녁
챕터 원 (Chapter One) -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더블린 최고의 파인 다이닝을 경험하고 싶다면 여기다. 아일랜드 제철 재료를 활용한 혁신적인 요리를 선보인다. 테이스팅 메뉴 95-150유로. 사전 예약 필수.
더 피그스 이어 (The Pig's Ear) - 나소 스트리트에 위치한 모던 아이리시 레스토랑. 트리니티 칼리지가 내려다보이는 뷰가 일품이다. 아일랜드 전통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메뉴가 인상적. 메인 25-35유로.
풍 (Pang) - 조지스 스트리트 아케이드 근처 아시안 퓨전 레스토랑. 딤섬, 바오번, 볶음면이 맛있다. 가성비 좋은 저녁 식사 옵션. 메인 12-18유로.
카물리노스 (Camillone's) - 도클랜드 지역의 이탈리안 레스토랑. 직접 만든 파스타와 나폴리 스타일 피자가 일품이다. 분위기도 좋고 서비스도 친절하다. 메인 18-28유로.
더 셀러 레스토랑 (The Cellar Restaurant at Merrion Hotel) - 고급스럽지만 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의 아일랜드 요리. 와인 리스트가 훌륭하다. 저녁 메인 25-40유로.
펍 음식
더블린 펍은 단순히 술을 마시는 곳이 아니다. 많은 펍이 훌륭한 음식을 제공한다.
더 브레이즌 헤드 (The Brazen Head) - 1198년 창업, 아일랜드에서 가장 오래된 펍. 비프 앤 기네스 스튜, 피시 앤 칩스 같은 전통 음식이 정통 분위기와 잘 어울린다. 메인 15-25유로.
오닐스 (O'Neill's) - 서폭 스트리트에 위치한 대형 펍. 뷔페 스타일 카베리(로스트 고기와 감자 요리)가 유명하다. 가성비가 좋아 현지 직장인들도 많이 찾는다. 카베리 12-15유로.
더 롱 홀 (The Long Hall) - 빅토리아 시대 인테리어가 그대로 보존된 아름다운 펍. 음식보다 분위기가 주목적이지만, 간단한 펍 푸드도 괜찮다.
한국 음식점
더블린에도 한식당이 여럿 있다. 오래 여행하다 보면 한식이 그리울 때 참고하자.
아리랑 (Arirang) - 카펠 스트리트에 위치한 한식당. 비빔밥, 불고기, 김치찌개 등 기본 메뉴를 맛볼 수 있다. 현지 한인 사회에서 오래 사랑받는 곳. 메인 15-20유로.
코코밤 (Coco Bambu) - 좀 더 현대적인 분위기의 한식/아시안 레스토랑. 치킨, 라면류가 인기다.
H마트 - 직접 요리하고 싶다면 한국 식료품을 살 수 있는 아시안 마트. 라면, 고추장, 김치 등 구비되어 있다.
카페 & 디저트
퀸 오브 타르트 (Queen of Tarts) - 템플 바 근처의 작은 베이커리. 타르트와 케이크가 예술 작품처럼 아름답고 맛도 일품이다. 레몬 타르트, 바나나 태피 파이 추천. 케이크 조각 5-7유로.
머피스 아이스크림 (Murphy's Ice Cream) - 위클로 스트리트에 있는 아이리시 아이스크림 가게. 아이리시 씨솔트, 딩글 진 등 독특한 맛이 인기다. 2스쿱 5유로.
3FE 커피 - 더블린 스페셜티 커피의 선구자. 그랜드 캐널 도크 근처 본점이 분위기 좋다. 커피 3.50-5유로.
꼭 먹어봐야 할 것: 더블린 음식
아일랜드 음식은 화려하지 않지만, 신선한 재료의 풍미를 살린 정직한 맛이 있다. 더블린에서 반드시 맛봐야 할 음식들을 소개한다.
아이리시 브렉퍼스트 (Full Irish Breakfast)
아일랜드 아침식사의 정수. 베이컨(영국식 백 베이컨), 소시지, 블랙 푸딩(돼지 피와 오트밀로 만든 소시지), 화이트 푸딩, 달걀 프라이, 구운 토마토, 버섯, 베이크드 빈스, 브라운 소다 빵이 한 접시에 담겨 나온다. 양이 어마어마해서 점심을 거를 정도다. 대부분의 B&B와 호텔, 펍에서 제공하며, 10-15유로 정도.
처음에는 블랙 푸딩의 정체에 당황할 수 있지만,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꽤 중독성 있다. 열린 마음으로 도전해보자.
기네스 (Guinness)
아일랜드를 대표하는 스타우트 맥주. 더블린에서 마시는 기네스는 수출용과 다르다고 현지인들은 주장한다. 실제로 신선도 차이 때문인지 더블린에서 마시는 기네스가 더 부드럽고 크리미하게 느껴진다.
기네스를 제대로 따르는 데는 119.5초가 걸린다. 바텐더가 45도 각도로 잔의 3/4를 채우고, 거품이 가라앉을 때까지 기다린 후, 나머지를 채워 완벽한 클로버 모양 거품을 만든다. 이 과정을 "완벽한 파인트(Perfect Pour)"라고 부른다.
가격은 펍에 따라 5.50-8유로. 템플 바보다는 로컬 펍이 더 저렴하고 분위기도 좋다.
비프 앤 기네스 스튜 (Beef and Guinness Stew)
아일랜드 전통 스튜의 대명사. 소고기를 기네스 맥주와 함께 오래 끓여 부드럽게 만들고, 감자, 당근, 양파, 허브를 넣어 풍미를 더한다. 추운 날 따뜻한 스튜 한 그릇은 행복 그 자체다. 소다 빵이나 감자 매시와 함께 먹는다. 대부분의 펍에서 15-22유로에 맛볼 수 있다.
콜캐논 (Colcannon)
으깬 감자에 양배추나 케일, 버터, 우유를 섞은 전통 사이드 디시. 단순해 보이지만 버터와 감자의 고소함이 환상적이다. 메인 요리의 곁들임으로 자주 나온다. 할로윈에는 콜캐논 안에 반지나 동전을 넣어 운세를 점치는 전통도 있다.
아이리시 소다 빵 (Irish Soda Bread)
베이킹 소다를 발효제로 사용해 만든 빵. 바삭한 겉과 촉촉한 속, 약간의 신맛이 특징이다. 브렉퍼스트에 버터를 듬뿍 발라 먹거나, 스튜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갈색 소다 빵(브라운 소다 빵)은 통밀을 사용해 더 고소하다.
박스티 (Boxty)
아일랜드식 감자 팬케이크. 생감자와 으깬 감자를 섞어 부쳐낸다. 바삭하면서도 쫀득한 식감이 독특하다. 연어 훈제, 사워크림, 치즈와 함께 토핑해서 먹기도 한다. 더블린의 아일랜드 전통 레스토랑에서 맛볼 수 있다. 갈웨이 베이키친이라는 레스토랑에서 다양한 박스티 요리를 맛볼 수 있다.
피시 앤 칩스 (Fish and Chips)
영국이 유명하지만 아일랜드 피시 앤 칩스도 만만치 않다. 대구나 해덕을 바삭하게 튀기고, 굵직한 감자튀김과 함께 제공한다. 몰트 식초와 소금을 뿌려 먹는 게 정석. 항구 마을 호스에서 먹으면 분위기가 배가 된다.
아이리시 위스키 (Irish Whiskey)
제임슨, 부시밀스, 탈라모어 듀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아이리시 위스키. 스카치 위스키와 달리 세 번 증류해 더 부드럽고 순한 맛이 특징이다. 제임슨 증류소에서 역사와 제조 과정을 배우고 테이스팅도 해보자.
아이리시 커피 (Irish Coffee)
뜨거운 커피에 아이리시 위스키, 갈색 설탕, 생크림을 올린 칵테일. 1940년대 섀넌 공항에서 추위에 떨던 승객들을 위해 만들어졌다고 전해진다. 달콤하면서도 알코올의 온기가 느껴지는 완벽한 겨울 음료. 대부분의 펍에서 8-12유로에 맛볼 수 있다.
굴 (Oysters)
아일랜드 서해안의 굴은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특히 9월에 열리는 골웨이 굴 축제는 유명한데, 더블린에서도 신선한 아이리시 굴을 맛볼 수 있다. 레몬 즙을 뿌리고 타바스코 소스를 살짝 올려 먹는 게 현지 스타일. 기네스와 함께 먹으면 환상의 페어링.
시푸드 차우더 (Seafood Chowder)
감자, 양파, 크림 베이스에 연어, 새우, 홍합, 대구 등 해산물이 듬뿍 들어간 진한 수프. 소다 빵과 함께 나오며, 추운 날 속을 든든하게 채워준다. 해안가 마을이나 펍에서 12-18유로 정도.
더블린의 비밀: 현지인 팁
6개월간 더블린에서 살면서 배운, 가이드북에는 없는 현지인 팁을 공유한다. 이것들을 알면 더블린을 훨씬 더 깊이 즐길 수 있다.
진짜 로컬 펍 찾기
템플 바 펍들은 경험 삼아 한 번쯤 가볼 만하지만, 진짜 아일랜드 펍 문화를 느끼려면 로컬 펍을 찾아가자. 좋은 로컬 펍의 특징은: 관광객이 거의 없고, 단골 노인들이 낮부터 바에 앉아있고, TV에서 GAA(게일릭 스포츠) 경기가 나오고, 라이브 음악이 공식 일정 없이 자연스럽게 시작된다.
추천 로컬 펍:
- Toner's (바고트 스트리트) - 예이츠가 다녔다는 문학 펍. 화려하지 않지만 분위기가 진짜다.
- The Cobblestone (스미스필드) - 전통 아이리시 음악 세션의 성지. 현지 뮤지션들이 악기를 들고 와서 즉흥 연주한다.
- Kehoe's (사우스 앤 스트리트) - 100년 넘은 인테리어 그대로 보존. 현지 직장인들의 퇴근 후 아지트.
- The Gravediggers (글라스네빈) - 공동묘지 옆에 있다고 이름이 그레이브디거스. 기네스가 시내보다 1유로 저렴하고, 관광객이 거의 없다.
무료로 즐기기
더블린 물가가 비싸다고 했지만, 무료로 즐길 수 있는 것도 많다.
- 아일랜드 국립 미술관 - 무료 입장. 카라바조, 베르메르, 모네가 공짜다.
- 체스터 비티 도서관 - 더블린 성 내에 위치. 동양 미술,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성경 필사본 등 세계적인 컬렉션. 무료.
- 아일랜드 국립 박물관 (고고학관) - 킬데어 스트리트. 켈트 황금 유물, 미라화된 보그 바디 등 인상적인 전시. 무료.
- 피닉스 파크 - 산책, 사슴 구경, 피크닉 모두 무료.
- 무료 워킹 투어 - 몇몇 회사에서 팁 기반 무료 워킹 투어를 운영한다. 트리니티 칼리지 앞에서 출발하는 투어가 인기.
리피 강 남쪽 vs 북쪽
더블린 사람들은 리피 강 남쪽(사우스사이드)과 북쪽(노스사이드) 출신으로 정체성이 나뉜다. 전통적으로 사우스사이드가 부유층, 노스사이드가 노동자 계층 지역이었다. 지금은 그 구분이 흐려졌지만, 가끔 농담처럼 서로를 놀린다.
여행자 입장에서는 두 지역 모두 매력적이다. 사우스사이드는 조지안 건축물과 고급 레스토랑, 노스사이드는 문화 시설과 로컬 분위기. 리피 강을 여러 번 오가며 두 지역의 차이를 느껴보자.
현지인처럼 대화하기
아일랜드인들은 수다 떠는 것을 좋아한다. 펍에서 바 옆자리에 앉은 사람과 대화가 시작되는 건 흔한 일이다. 몇 가지 유용한 표현:
- "What's the craic?" (왓스 더 크랙?) - "뭐 재밌는 일 있어?" 인사말처럼 쓴다.
- "Grand" (그랜드) - "좋아", "괜찮아". "Fine"보다 훨씬 자주 쓰인다.
- "Sláinte" (슬런처) - "건배!" 기네스 잔을 부딪칠 때 외치자.
- "Thanks a million" - "정말 고마워". 아일랜드식 감사 표현.
날씨와 함께 사는 법
아일랜드 날씨에 대해 불평하지 말자. 현지인들은 "4계절 하루에 경험" 같은 농담을 달고 산다. 방수 재킷과 레이어링이 정답이다. 비가 와도 펍에서 기다리면 곧 그친다. 오히려 비 개인 후의 무지개와 하늘 색깔은 아일랜드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광경이다.
현금 vs 카드
더블린은 카드 사용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다. 대부분의 펍, 레스토랑, 상점에서 컨택리스 결제가 가능하다. 하지만 소규모 로컬 펍이나 시장에서는 현금만 받는 곳도 있으니, 50-100유로 정도는 현금으로 갖고 다니자.
팁 문화
아일랜드는 미국처럼 강한 팁 문화가 없다. 레스토랑에서 서비스가 좋았다면 10-15% 정도 팁을 두면 되고, 펍 바에서 음료만 마시면 팁은 필요 없다. 택시도 잔돈 정도만 올림하면 된다.
숨은 명소
- 마쉬 도서관 - 성 패트릭 대성당 옆. 아일랜드 최초의 공공 도서관(1707년). 사슬에 묶인 책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 입장료 5유로.
- 아이비 가든 (Iveagh Gardens) -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 뒤에 숨어있는 비밀 정원. 관광객이 거의 모르는 평화로운 공간.
- 샌디마운트 스트랜드 - DART로 15분. 썰물 때 드넓은 모래사장이 드러난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등장하는 해변.
교통과 통신
공항에서 시내까지
더블린 공항은 시내 중심에서 약 10km 떨어져 있다. 공항에서 시내로 이동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다.
에어링크 익스프레스 (Airlink Express)
747번, 757번 버스가 공항과 시내 주요 지점을 연결한다. 오코넬 스트리트, 템플 바, 휴스턴 역 등에 정차. 편도 7유로, 왕복 12유로. 약 30-40분 소요. 카드 결제 가능.
더블린 버스
41번, 16번 등 일반 버스도 공항을 경유한다. 에어링크보다 저렴하지만(2.80-3.30유로) 시간이 더 걸리고 정차가 많다.
에어코치 (Aircoach)
24시간 운행하는 프리미엄 버스. 좌석이 넓고 편하다. 편도 8유로, 왕복 14유로. 시내까지 30분.
택시
공항에서 시내 중심까지 25-35유로 정도. 교통 상황에 따라 30-50분 소요. 야간이나 짐이 많을 때 편리하다. 우버와 볼트도 운영되며 가격은 비슷하거나 약간 저렴.
시내 교통
루아스 (Luas)
더블린의 경전철 시스템. 그린 라인과 레드 라인 두 개 노선이 있다. 그린 라인은 세인트 스티븐스 그린에서 남쪽 교외까지, 레드 라인은 도클랜드에서 서쪽 교외까지 연결한다. 두 노선이 시내 중심에서 교차해 환승 가능. 요금은 구간에 따라 1.70-3.00유로. 립 카드(Leap Card)를 사용하면 할인된다.
DART
더블린 지역 철도. 해안선을 따라 남쪽 브레이에서 북쪽 호스, 말라하이드까지 연결한다. 근교 여행에 필수. 호스나 브레이 당일치기에 이용하면 좋다. 요금은 구간에 따라 2-6유로.
더블린 버스
시내 구석구석을 연결하는 버스 네트워크. 루아스나 DART가 닿지 않는 곳에 유용하다. 대부분의 노선이 오코넬 스트리트를 경유한다. 요금 2-3.30유로. 현금은 정확한 금액만 받으니(거스름돈 안 줌) 립 카드 사용을 강력 추천.
립 카드 (Leap Card)
더블린 대중교통 통합 카드. 공항, 스파, 뉴스 에이전트에서 구입 가능. 카드 비용 5유로, 이후 충전해서 사용. 현금 결제보다 20-30% 저렴하고, 일일/주간 상한제가 있어 많이 타면 자동으로 할인된다. 7일 동안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비지터 립 카드도 있다(40유로).
도보
솔직히 더블린 시내는 걸어다니는 게 가장 좋다. 주요 관광지 대부분이 30분 도보 거리 안에 있다. 리피 강변 산책, 조지안 거리 탐험, 골목 탐색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발견이 있다.
자전거 (더블린 바이크)
더블린 바이크는 시내 곳곳에 스테이션이 있는 공유 자전거 시스템. 3일 이용권 5유로, 연간 25유로. 30분 이내 이용은 무료, 이후 추가 요금. 앱으로 가까운 스테이션과 이용 가능한 자전거를 확인할 수 있다. 피닉스 파크 탐험에 특히 유용.
통신
로밍 vs 유심
한국 통신사 로밍을 사용하거나 현지 유심을 구입할 수 있다. 장기 체류라면 현지 유심이 훨씬 경제적이다.
주요 통신사:
- 쓰리 (Three) - 관광객용 선불 유심 "Prepay 20" 추천. 20유로로 무제한 데이터 28일 제공. 공항 도착층에 매장이 있다.
- 보다폰 (Vodafone) - 커버리지가 넓고 안정적. 선불 유심 15-30유로.
- 에어 (Eir) - 합리적인 가격의 선불 요금제 제공.
무료 와이파이
더블린 시내 대부분의 카페, 레스토랑, 펍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제공한다. 호텔과 숙소도 대부분 무료. 공공장소에서도 "Dublin City WiFi" 네트워크를 찾을 수 있다.
전압
아일랜드는 영국과 같은 G타입 플러그(세 개 핀)를 사용한다. 전압은 230V. 한국 전자기기를 사용하려면 어댑터가 필요하다. 공항이나 시내 편의점에서 구입 가능(10유로 내외).
환전
아일랜드는 유로존이므로 유로를 사용한다. 환전은 한국에서 미리 하는 것이 가장 좋다. 더블린 공항과 시내 환전소는 수수료가 비싸다. 대부분의 ATM에서 해외 카드로 유로 인출이 가능하며, 은행 영업시간은 월-금 10:00-16:00가 일반적이다.
카드 사용이 매우 보편화되어 있어서 현금 없이도 대부분의 상황에서 불편함이 없다. 다만 소규모 로컬 펍이나 시장을 대비해 50-100유로 정도는 갖고 다니자.
비상 연락처
- 긴급 전화: 112 또는 999 (경찰, 소방, 구급)
- 한국 대사관: +353 1 660 8800
- 관광 안내: 서폭 스트리트 관광 안내소 (09:00-17:30)
더블린은 누구에게 맞을까: 요약
더블린은 모든 사람에게 맞는 도시는 아니다. 하지만 특정 유형의 여행자에게는 완벽한 목적지가 될 수 있다.
이런 분께 추천:
- 문학과 역사 애호가 - 조이스, 예이츠, 오스카 와일드의 도시. 걸음마다 역사와 문학의 흔적이 있다.
- 펍 문화를 사랑하는 분 - 세계 최고의 펍 문화가 있는 곳. 라이브 음악, 기네스, 친근한 대화.
- 영어권 여행을 원하는 분 - 언어 장벽 없이 유럽을 경험할 수 있다.
- 친절한 현지인과 교류하고 싶은 분 - 아일랜드인들의 환대와 유머는 세계적으로 유명하다.
- 걷기 여행을 좋아하는 분 - 컴팩트한 도시 구조로 도보 여행에 최적화.
- 근교 자연 탐험을 원하는 분 - 위클로 산맥, 호스 절벽, 아름다운 해안선이 가깝다.
이런 분께는 비추천:
- 따뜻한 날씨를 원하는 분 - 비가 자주 오고, 여름에도 20도를 넘기 어렵다.
- 저예산 배낭여행자 - 물가가 꽤 비싸다. 특히 숙박비.
- 해변 휴양을 원하는 분 - 아일랜드 바다는 차갑다. 수영하기엔 적합하지 않다.
- 화려한 관광지를 원하는 분 - 에펠탑 같은 랜드마크는 없다. 분위기와 문화로 승부하는 도시.
더블린은 천천히 음미해야 그 매력이 느껴지는 도시다. 켈스의 서를 보고, 기네스를 마시고, 펍에서 라이브 음악을 듣고,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어느새 이 도시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화려하지 않지만 진정성 있는 매력, 그것이 더블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