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두
청두 2026: 여행 전 알아야 할 것
청두(成都)는 중국 서남부 쓰촨성의 성도로, 인구 2,100만 명이 넘는 메가시티이면서도 놀라울 정도로 여유로운 도시다. 베이징이나 상하이처럼 정신없이 돌아가는 분위기와는 확연히 다르다. 이곳 사람들은 차관(茶馆)에 앉아 차를 마시며 반나절을 보내는 것을 삶의 일부로 여긴다. 한국에서 직항으로 약 4시간이면 도착하고, 시차는 단 1시간이라 여행 피로도가 낮다.
청두를 특별하게 만드는 것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음식. 쓰촨 요리는 중국 4대 요리 중에서도 가장 강렬한 맛을 자랑하며, 마라(麻辣)의 얼얼한 매운맛은 한국인의 매운맛 사랑과도 잘 맞는다. 둘째, 자이언트 판다. 전 세계 판다의 80% 이상이 쓰촨성에 서식하며, 청두에서 판다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날 수 있다. 셋째, 역사와 문화. 삼국지의 촉한 수도였던 이곳에는 2,300년의 역사가 곳곳에 살아 숨 쉰다.
한국인 여행자에게 반가운 점은, 청두에 한국 식당과 한인 커뮤니티가 꽤 형성되어 있다는 것이다. 삼성, 현대 등 한국 기업들이 진출해 있어서 퉁쯔린(桐梓林) 일대에는 한국 식당, 한국 마트가 여럿 있다. 매운 음식에 지쳤을 때 김치찌개 한 그릇이 그리워진다면 쉽게 해결할 수 있다. 물가는 한국보다 확실히 저렴하다. 로컬 식당에서 한 끼 20-40위안(약 3,800-7,600원), 택시 기본요금 8위안(약 1,500원), 지하철 2-7위안(약 380-1,330원)이다. 3박 4일 기준 항공료 제외 총 경비는 약 50-80만 원이면 넉넉하다.
청두의 동네들: 어디에 묵을까
청두는 크게 1환(一环) 안쪽의 구시가지와 바깥의 신시가지로 나뉜다. 관광 목적이라면 1환 안쪽 또는 근처에 숙소를 잡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지하철이 12개 노선으로 잘 깔려 있어서 어디서든 이동이 편하지만, 걸어서 돌아다니는 재미는 구시가지 쪽이 압도적이다.
1. 춘시루/타이쿠리 (春熙路/太古里) - 쇼핑과 먹거리의 중심
청두 타이쿠리를 중심으로 한 이 지역은 청두의 명동이라고 보면 된다. 럭셔리 브랜드부터 로컬 맛집까지 모든 것이 모여 있다. 청두 IFS 옥상의 거대한 판다 조형물은 청두의 랜드마크다. 지하철 2호선, 3호선이 교차하는 춘시루역에서 바로 접근 가능하다. 숙소 가격대는 비즈니스 호텔 300-500위안(약 57,000-95,000원), 5성급 800위안(약 152,000원)부터. 밤늦게까지 활기차고 편의시설이 완벽하지만, 주말에는 인파가 상당하다. 한국인에게 가장 익숙한 분위기의 지역이라 첫 방문이라면 이곳을 추천한다.
2. 콴자이샹쯔/인민공원 (宽窄巷子/人民公园) - 전통과 현대의 조화
관자이샹쯔와 인민공원 사이에 위치한 이 일대는 청두의 전통적인 매력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곳이다. 청나라 시대의 골목길을 복원한 관자이샹쯔에서는 전통 찻집, 공예품 가게, 쓰촨 간식을 즐길 수 있다. 인민공원에서는 현지인들이 차를 마시고, 마작을 하고, 춤을 추는 일상을 구경할 수 있다. 게스트하우스 60-120위안(약 11,400-22,800원), 부티크 호텔 250-400위안(약 47,500-76,000원)대. 지하철 4호선 콴자이샹쯔역 또는 2호선 인민공원역 이용. 관광 명소에 가깝되 관광지 한복판의 소음은 피하고 싶은 분에게 적합하다.
3. 우허우/진리 (武侯/锦里) - 삼국지 팬이라면
무후사와 진리 고거리가 있는 이 지역은 삼국지 역사에 관심 있는 분들의 성지다. 진리 고거리는 밤에 특히 아름답고, 주변에 로컬 맛집이 밀집해 있다. 숙소 가격은 중급 호텔 200-350위안(약 38,000-66,500원)대로 춘시루보다 합리적이다. 지하철 3호선 가오셩차오역(高升桥站)에서 도보 10분. 이 지역의 장점은 관광지와 로컬 생활권이 적절히 섞여 있다는 것이다. 밤에 진리를 구경하고 골목 하나만 들어가면 현지인들이 가는 진짜 맛집들이 나온다.
4. 원수위안/칭양궁 (文殊院/青羊宫) - 사찰과 로컬 생활
문수원 주변은 청두에서 가장 '청두다운' 동네다. 관광객보다 현지인이 훨씬 많고, 오래된 찻집과 소규모 식당이 골목마다 숨어 있다. 문수원 앞 거리에는 불교 용품점과 채식 식당이 늘어서 있고, 아침 일찍 사찰을 참배하는 현지인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게스트하우스 50-100위안(약 9,500-19,000원), 비즈니스 호텔 180-300위안(약 34,200-57,000원). 지하철 1호선 원수위안역 바로 앞. 조용하고 로컬한 분위기를 원하는 배낭여행자나 장기 체류자에게 이상적이다.
5. 톈푸광장 (天府广场) - 도시의 정중앙
톈푸 광장은 청두의 지리적, 행정적 중심이다. 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이 교차하는 환승역이 있어 어디로든 이동이 편리하다. 쓰촨성 박물관, 쓰촨 과학관, 쓰촨 도서관 등 문화시설이 몰려 있다. 비즈니스 호텔 250-450위안(약 47,500-85,500원). 관광지까지의 접근성이 최우선이라면 이곳이 답이지만, 주변이 업무 지구라 밤에는 조금 썰렁할 수 있다. 주변에 대형 쇼핑몰과 식당가가 있어 생활 편의성은 좋다.
6. 퉁쯔린 (桐梓林) - 한국인 밀집 지역
한국 기업 주재원들이 많이 거주하는 지역으로, 한식당과 한국 마트가 밀집해 있다. 지하철 1호선 퉁쯔린역 주변으로 한국어 간판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한국 식재료가 필요하거나, 장기 체류하면서 한식이 그리울 때 이 동네가 구세주가 된다. 서비스 아파트 3,000-6,000위안/월(약 57만-114만 원), 호텔 250-400위안(약 47,500-76,000원). 관광지에서는 약간 떨어져 있지만 지하철로 15-20분이면 시내 중심에 도달한다. 장기 체류자나 아이 동반 가족 여행자에게 추천한다.
7. 두보초당/환화시 (杜甫草堂/浣花溪) - 문학과 자연
두보초당 주변은 청두에서 가장 녹지가 풍부한 지역 중 하나다. 환화시 공원을 따라 산책하기 좋고, 주변 카페와 게스트하우스는 예술적인 분위기가 감돈다. 중국 문학이나 서예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이 동네의 문화적 분위기에 매료될 것이다. 부티크 호텔 200-350위안(약 38,000-66,500원). 지하철 4호선 차오탕베이루역(草堂北路站)에서 도보 5분. 시끄러운 관광지에서 벗어나 조용히 쉬고 싶은 분에게 안성맞춤이다.
청두 여행 최적 시기
청두 여행의 베스트 시즌은 3월~6월과 9월~11월이다. 이 시기에 기온이 15-28도로 쾌적하고, 비도 비교적 적다. 특히 3-4월은 벚꽃과 유채꽃이 피는 시기라 도시 곳곳이 화사하다. 9-10월은 쓰촨성 서부의 지우자이거우, 황룽 등 자연경관이 가장 아름다운 때이므로 청두를 거점으로 주변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시기가 최적이다.
피해야 할 시기: 7-8월은 청두의 여름으로, 기온이 35도를 넘기고 습도가 극도로 높다. 쓰촨 분지 특유의 무더위는 한국의 장마철과 비슷하지만 더 끈적하다. 다만, 이 시기에 청두 시내를 피해 어메이산이나 칭청산으로 피서를 가는 현지인이 많아서 시내 관광은 오히려 한산할 수 있다. 12-2월 겨울은 영하까지 떨어지지는 않지만(2-8도), 난방 시스템이 한국만큼 좋지 않아 실내에서도 춥게 느껴진다. 쓰촨 분지 특성상 겨울에 해가 거의 나지 않아 흐린 날이 계속된다.
명절과 황금연휴 주의: 중국 국경절(10월 1-7일)과 춘절(음력 설, 보통 1-2월) 기간에는 중국 전역이 대이동을 한다. 이 시기에는 항공권과 호텔 가격이 2-3배로 뛰고, 관광지마다 인산인해다. 특히 판다기지는 평소 1-2시간이면 충분한 대기 시간이 3-4시간까지 늘어난다. 반드시 피하거나, 어쩔 수 없다면 모든 것을 2개월 전에 예약하자.
한국 직항 정보: 인천-청두 직항은 대한항공, 아시아나, 쓰촨항공, 에어차이나 등이 운항하며, 소요 시간은 약 3시간 50분~4시간 20분이다. 비수기 왕복 30-50만 원, 성수기 60-90만 원이 일반적이다. 청두에는 톈푸국제공항(天府国际机场, TFU)과 솽류국제공항(双流国际机场, CTU) 두 곳이 있는데, 국제선은 대부분 톈푸공항에서 출발한다. 톈푸공항에서 시내까지 지하철 18호선으로 약 40분, 택시로 약 60분(200-250위안, 약 38,000-47,500원)이 걸린다.
청두 일정: 3일에서 7일
Day 1: 청두의 심장부 - 역사와 문화
오전 8:00 - 무후사에서 하루를 시작한다. 개장 직후에 가면 관광객이 적어 여유롭게 둘러볼 수 있다. 삼국지의 유비, 제갈량을 모신 사당으로, 한국에서 삼국지를 읽은 분이라면 감회가 남다를 것이다. 입장료 50위안(약 9,500원), 관람 시간 약 1.5시간.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가 없으니 위챗 미니 프로그램의 해설을 이용하거나 사전에 정보를 찾아가는 것이 좋다.
오전 10:00 - 무후사 바로 옆 진리 고거리로 이동한다. 아침 시간이라 아직 인파가 적다. 산책하며 전통 건축을 감상하고, 청두식 아침 간식을 맛본다. 단추유빙(蛋烘糕, 3-5위안), 싼다파오(三大炮, 8위안) 등 저렴한 간식을 골목에서 사 먹자. 약 1시간이면 충분하다.
오전 11:30 - 톈푸 광장으로 이동(지하철 3호선에서 1호선 환승, 약 20분). 광장 자체는 넓은 도시 광장이지만, 동쪽에 있는 쓰촨성 박물관(무료, 월요일 휴관)을 꼭 들러보자. 삼성퇴 유물과 쓰촨 지역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오후 1:00 - 점심은 톈푸광장 근처의 로컬 식당에서 마파두부(麻婆豆腐)와 단단면(担担面)을 주문하자. 한 끼 25-40위안(약 4,750-7,600원)이면 배부르게 먹을 수 있다.
오후 2:30 - 관자이샹쯔로 이동(지하철 4호선, 약 15분). 넓은 골목(宽巷子), 좁은 골목(窄巷子), 정 골목(井巷子) 세 개의 평행한 골목으로 이루어져 있다. 전통 찻집에서 가이완차(盖碗茶, 20-40위안) 한 잔을 마시며 귀 청소 체험(30위안)도 해보자. 쓰촨 변검(변脸) 공연이 수시로 열리니 놓치지 말 것.
오후 5:00 - 인민공원까지 걸어서 이동(도보 15분). 헤밍차관(鹤鸣茶社)에서 대나무 의자에 앉아 현지인들 사이에서 차를 마시는 경험은 청두 여행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차 한 잔 15-25위안(약 2,850-4,750원). 주말이면 공원 한쪽에서 맞선 시장(相亲角)이 열리는데, 부모들이 자녀의 조건을 적은 종이를 세워놓고 배우자를 찾는 독특한 문화를 볼 수 있다.
저녁 7:00 - 저녁은 훠궈(火锅)로. 청두식 훠궈는 충칭식보다 약간 덜 맵고 기름이 적지만, 그래도 상당히 맵다. 2인 기준 150-250위안(약 28,500-47,500원). 소황청(小黄城) 또는 따룽옌(大龙燚)이 현지인에게 인기 있는 체인이다.
Day 2: 판다와 예술
오전 7:00 출발 - 청두 자이언트판다 번식연구기지는 반드시 아침 일찍 가야 한다. 판다는 오전에 활동적이고, 오후에는 대부분 잠을 잔다. 더 중요한 것은 10시 이후에는 입장 대기줄이 1-2시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위챗 또는 메이투안 앱). 입장료 55위안(약 10,450원). 지하철 3호선 숙사우(熊猫大道站)에서 셔틀버스 이용, 또는 택시로 시내에서 약 40분(40-60위안). 기지 내 관람은 넉넉히 3시간 잡자. 아기 판다관(月亮产房)은 필수 코스. 판다 자원봉사 프로그램(1,800위안, 약 342,000원)도 있지만 최소 2주 전 예약이 필요하다.
오후 12:30 - 점심 후 두보초당으로 이동(택시 약 30분, 35-45위안). 당나라 시인 두보가 4년간 머물며 240여 수의 시를 지은 곳으로, 고즈넉한 정원과 대나무 숲이 아름답다. 입장료 50위안(약 9,500원). 한국에서 한문을 공부한 분이라면 두보의 시비(詩碑)를 읽어보는 재미가 있다. 관람 시간 약 1.5시간.
오후 3:00 - 두보초당에서 나와 환화시 공원(浣花溪公园)을 산책하자. 무료 입장이며, 도심 속 오아시스 같은 공간이다. 시인의 길(诗歌大道)을 따라 걸으며 중국 고전 시의 세계에 빠져보자.
오후 4:30 - 청두 타이쿠리로 이동하여 쇼핑과 카페 타임. 개방형 쇼핑몰로 건축 자체가 볼 만하다. 옆에 있는 따츠사(大慈寺, 무료)도 잠깐 들러보자. 번화가 한복판에 있는 천년 고찰이라는 대비가 인상적이다.
저녁 7:00 - 춘시루 일대에서 쓰촨 요리 저녁. 쓰촨식 회전훠궈(旋转小火锅)는 1인당 40-60위안(약 7,600-11,400원)으로 혼밥하기에 좋다. 또는 마라탕(麻辣烫)을 추천한다. 한국에서 먹는 마라탕과는 차원이 다른 본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
Day 3: 불교 문화와 로컬 라이프
오전 8:30 - 문수원 방문. 청두에서 가장 잘 보존된 불교 사찰로, 입장 무료다. 경내의 향설해(香雪海) 찻집에서 차 한 잔(15-30위안)을 마시며 명상적인 시간을 보내자. 사찰 내 채식 뷔페(素斋, 15-25위안)는 점심으로도 훌륭하다.
오전 10:30 - 문수원 앞 문수방(文殊坊) 거리를 둘러본다. 전통 공예품, 서예 용품, 불교 관련 상품을 판매하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청두식 한약재 차(凉茶, 5-10위안)를 맛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다.
오후 12:00 - 문수원 근처에서 사천 소면(四川小面)이나 종수이자오(钟水饺)로 점심. 10-20위안이면 충분하다.
오후 1:30 - 청두 IFS를 방문하여 옥상의 아이엠판다(I AM PANDA) 조형물과 사진을 찍자. 7층 옥상 정원은 무료 입장이다. 이 판다가 엉덩이를 벽에 대고 기어오르는 모습의 조형물은 청두에서 가장 유명한 포토 스팟 중 하나다.
오후 3:00 - 쓰촨 오페라(川剧) 관람을 추천한다. 변검(变脸) 공연은 청두에서만 볼 수 있는 특별한 예술이다. 금사극장(锦城艺术宫) 또는 슈펑야윈(蜀风雅韵)에서 매일 저녁 공연하며, 입장료 120-280위안(약 22,800-53,200원). 오후 공연도 있는 곳이 있으니 확인하자.
저녁 6:30 - 마지막 저녁은 촨차이(川菜) 코스로. 마포두부의 발상지인 천마포두부점(陈麻婆豆腐, 청양궁 본점)에서 원조 마파두부를 맛보자. 2인 기준 80-130위안(약 15,200-24,700원).
Day 4-5: 근교 여행 (시간이 더 있다면)
Day 4 - 삼성퇴박물관: 청두에서 북쪽으로 약 40km, 버스 또는 택시로 약 1시간 거리다. 2023년 리뉴얼 오픈한 신관에서 3,000년 전 고대 쓰촨 문명의 신비로운 청동 유물들을 만날 수 있다. 황금 가면, 거대한 청동 인면상 등은 중국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독특한 유물이다. 입장료 72위안(약 13,700원), 온라인 사전 예약 필수. 반나절이면 충분하지만, 오디오 가이드(한국어 없음, 영어 가능)와 함께 천천히 보면 하루도 모자랄 수 있다. 광한시(广汉) 시내에서 점심을 먹고 돌아오자.
Day 5 - 러산(乐山) 대불 또는 어메이산(峨眉山): 청두에서 고속철로 약 1시간. 러산 대불(乐山大佛)은 높이 71m의 세계 최대 석조 불상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입장료 80위안(약 15,200원). 계단을 따라 내려가며 대불을 가까이서 보거나, 유람선(70위안)을 타고 강에서 전체 모습을 감상할 수 있다. 체력이 된다면 어메이산까지 연장 가능하지만 1박을 추천한다.
Day 6-7: 여유로운 청두 (장기 일정)
Day 6 - 칭청산(青城山)과 두장옌(都江堰) 방문. 고속철로 30분이면 도착한다. 도교 발상지인 칭청산은 산 자체가 하나의 수행처로, 산책로를 따라 올라가며 도교 사찰을 둘러본다. 두장옌은 기원전 256년에 만들어진 관개 시스템으로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다. 두 곳을 하루에 볼 수 있지만 빡빡하니 한 곳만 고르는 것도 좋다.
Day 7 - 마지막 날은 청두 시내에서 여유롭게 보내자. 오전에 재래시장(农贸市场)을 구경하고, 쓰촨 요리 쿠킹 클래스(200-400위안, 약 38,000-76,000원)에 참여하는 것을 추천한다. 오후에는 동쪽의 둥자오지억(东郊记忆)을 방문해보자. 옛 공장을 리모델링한 예술 단지로, 카페, 갤러리, 라이브 공연장이 모여 있다. 한국의 성수동이나 문래동 같은 분위기다.
청두 맛집: 레스토랑과 카페
청두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미식의 도시'다. 과장이 아니라, 이 도시에서 맛없는 음식을 찾기가 더 어렵다. 핵심 팁은 화려한 식당보다 허름한 로컬 식당이 대부분 더 맛있다는 것이다.
훠궈 (火锅)
샤오룽칸(小龙坎) - 청두 훠궈 체인 중 가장 유명하며 전국에 지점이 있지만 청두 본점의 맛은 다르다. 우지(牛油) 홍탕 베이스에 모듬 고기와 야채를 주문하면 2인 기준 160-240위안(약 30,400-45,600원). 오래 기다려야 하니 위챗으로 미리 번호표를 받자.
따룽옌(大龙燚) - 현지인들이 사랑하는 또 다른 훠궈 맛집. 매운맛 강도를 선택할 수 있어 한국인에게 적합하다. 미홍(微红)이 가장 약한 단계인데도 꽤 맵다. 가격대는 샤오룽칸과 비슷하다.
쓰촨 가정식 (川菜馆)
천마포두부(陈麻婆豆腐) 청양궁 본점 - 마파두부의 원조. 1862년부터 이어온 맛으로, 관광지이긴 하지만 맛은 진짜다. 마파두부 한 접시 28위안(약 5,320원). 반드시 흰 쌀밥과 함께 먹어야 한다. 한국의 두부 요리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의 맛이다.
옌위엔쯔(严园子) - 관자이샹쯔 근처의 로컬 식당으로, 회과육(回锅肉), 쏸차이위(酸菜鱼) 등 가정식 쓰촨 요리가 훌륭하다. 2인 기준 60-100위안(약 11,400-19,000원)으로 가성비 최고.
면 요리 전문점
쏸라펀(酸辣粉) 골목 가게들 - 춘시루 뒷골목에 쏸라펀 전문점이 밀집해 있다. 고구마 당면에 신맛과 매운맛이 어우러진 국물은 한국인 입맛에 잘 맞는다. 한 그릇 12-18위안(약 2,280-3,420원).
싸위에청두(撒椒) 또는 야오야오(姚姚) - 수제 단단면(担担面)이 유명한 곳. 국물 있는 것과 없는 것(干拌) 중 선택 가능. 8-15위안(약 1,520-2,850원).
카페
청두의 카페 문화는 중국 도시 중에서도 독보적이다. 인구 대비 카페 수가 전국 1위라는 통계도 있다.
허밍차관(鹤鸣茶社) - 인민공원 안에 있는 100년 역사의 전통 찻집. 카페라기보다 찻집이지만, 청두에서 가장 '청두다운' 음료 문화를 경험할 수 있는 곳이다. 가이완차(盖碗茶) 15-30위안(약 2,850-5,700원). 대나무 의자에 앉아 귀 청소 서비스(30위안)를 받으며 차를 마시는 것이 정석.
데모(DEMO) 또는 퍼센트(% Arabica) - 타이쿠리 주변의 스페셜티 카페. 한국의 카페 문화에 익숙한 분이라면 이런 곳에서도 편안하게 쉴 수 있다. 라떼 30-45위안(약 5,700-8,550원).
허무(禾木) 카페 - 문수원 근처에 숨어 있는 로컬 카페. 중국 전통 정원 스타일의 공간에서 수제 음료와 디저트를 즐길 수 있다. 음료 25-40위안(약 4,750-7,600원).
한식당 (한국 음식이 그리울 때)
퉁쯔린 일대에 한식당이 10곳 이상 있다. 본가(本家), 명동칼국수 등이 현지 한인들 사이에서 인기다. 가격은 한국보다 약간 비싼 편(1인 50-80위안, 약 9,500-15,200원)이지만 맛은 꽤 괜찮다. 삼겹살, 된장찌개, 김치찌개 등 기본 메뉴는 다 있다.
꼭 먹어봐야 할 음식
쓰촨 요리는 '마라(麻辣)'라는 독특한 맛의 조합으로 유명하다. '마(麻)'는 쓰촨 후추(花椒)의 얼얼한 마비감이고, '라(辣)'는 고추의 매운맛이다. 이 두 가지가 만나면 혀가 먼저 얼얼해지고, 그 위에 매운맛이 올라오는 독특한 경험을 하게 된다. 한국의 매운맛과는 질적으로 다르니, 처음에는 약하게 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1. 훠궈 (火锅, 훠궈) - 쓰촨의 국민 음식. 얼큰한 홍탕(红汤)에 각종 고기, 내장(모취, 毛肚가 필수), 야채를 넣어 먹는다. 참기름과 마늘 소스에 찍어 먹으면 매운맛이 중화된다. 2인 기준 150-250위안.
2. 마파두부 (麻婆豆腐, 마포더우푸) - 부드러운 순두부 위에 소고기 다짐육, 쓰촨 후추, 두반장이 올라간 요리. 밥 도둑이라는 표현이 이보다 잘 어울리는 음식은 없다. 한 접시 22-35위안.
3. 단단면 (担担面, 단단미엔) - 참깨 소스와 고추기름, 다진 고기가 올라간 면 요리. 원래 행상이 어깨에 짊어지고(担) 팔던 음식이라 이름이 붙었다. 한 그릇 8-15위안.
4. 회과육 (回锅肉, 후이궈러우) - 한 번 삶은 돼지고기를 고추장(豆瓣酱)과 함께 다시 볶은 요리. 쓰촨 사람들이 가장 자주 해 먹는 가정식이다. 한 접시 30-50위안.
5. 부부폐편 (夫妻肺片, 푸치페이피엔) - 이름이 '부부의 폐 조각'이지만 실제로 폐는 들어가지 않는다. 얇게 썬 소고기와 내장에 매콤한 소스를 끼얹은 냉채 요리. 한 접시 35-55위안.
6. 종수이자오 (钟水饺, 종수이자오) - 청두식 만두로, 한국의 물만두와 비슷하지만 달콤 매콤한 고추기름 소스가 특징이다. 한 접시 12-20위안.
7. 룽차오셔우 (龙抄手, 룽차오셔우) - 청두식 완탕. 얇은 피 안에 돼지고기 소가 들어가며, 맑은 국물이나 매운 국물 중 선택 가능. 한 그릇 10-18위안. 춘시루에 본점이 있다.
8. 꼬치구이 (串串香, 촨촨샹) - 훠궈의 간편 버전. 각종 재료를 대나무 꼬치에 꽂아 매운 육수에 데쳐 먹는다. 꼬치 하나당 0.5-3위안으로 가성비가 뛰어나다. 학생과 젊은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서민 음식이다.
9. 단홍가오 (蛋烘糕, 단홍가오) - 청두의 대표 간식. 달걀 반죽을 구운 작은 빵에 다양한 속을 넣는다. 달콤한 잼이나 짭짤한 고기 속 중 선택. 하나에 3-6위안. 길거리에서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아침 대용으로도 좋다.
청두의 비밀: 현지인 팁
1. 판다기지는 화요일-목요일 오전에 가라. 주말과 월요일(전날 휴관이라 월요일에 몰림)은 피하자. 7시 30분 개장 시간에 맞춰 가면 판다들이 아침 대나무를 먹는 활발한 모습을 볼 수 있고, 사진도 여유롭게 찍을 수 있다.
2. 훠궈를 먹기 전에 왕라오지(王老吉)를 마셔라. 허브 음료인 왕라오지 또는 자둬바오(加多宝)는 중국인들이 매운 음식 먹을 때 항상 함께 마시는 음료다. 단맛이 매운맛을 중화시켜주고, 한방 약재가 속을 보호한다고 믿는다. 편의점에서 캔 하나 5위안(약 950원).
3. 메이투안(美团)과 다중디앤핑(大众点评)은 필수 앱이다. 한국의 배달의민족 + 네이버 맛집 같은 앱으로, 맛집 검색, 할인 쿠폰, 배달 주문이 모두 가능하다. 중국어가 안 되더라도 사진과 별점으로 충분히 활용 가능하다. 식당 입장 시 이 앱의 쿠폰을 보여주면 10-30% 할인받을 수 있는 경우가 많다.
4. 지하철 막차 시간을 확인하라. 청두 지하철은 대부분 밤 10시 30분~11시에 막차가 끊긴다. 서울(자정)이나 도쿄(자정~1시)보다 일찍 끝나니, 야간 일정은 택시나 디디추싱을 이용해야 한다.
5. 쓰촨 후추(花椒)를 기념품으로 사라. 한국에서 파는 쓰촨 후추와 현지 것은 향이 다르다. 재래시장(农贸市场)에서 사면 50g에 10-15위안(약 1,900-2,850원). 한바오(汉巴味德)나 진리의 향신료 가게에서도 구매 가능하다. 다만 밀봉 포장 여부를 확인하자.
6. 두장옌 판다 기지가 더 좋을 수 있다. 시내 판다기지가 너무 붐빈다면, 두장옌의 중국판다보호연구센터(中国大熊猫保护研究中心)를 고려해보자. 인파가 훨씬 적고 더 자연에 가까운 환경에서 판다를 볼 수 있다. 다만 접근성은 떨어진다(고속철 30분 + 택시 20분).
7. 현금을 반드시 준비하라. 중국은 위챗페이와 알리페이가 지배하는 사회지만, 외국인은 설정이 번거롭다. 2024년부터 외국 신용카드를 위챗페이/알리페이에 연동할 수 있게 되었지만, 모든 가게에서 100%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 소규모 식당, 재래시장, 택시는 현금만 받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항상 위안화를 소지하자. 톈푸공항 도착 시 환전소에서 환전하거나, 시내 중국은행(中国银行) ATM에서 해외 카드로 인출 가능하다.
8. 매운맛 수준을 표현하는 중국어를 외워라. '부야오라(不要辣)' = 안 맵게, '웨이라(微辣)' = 살짝 맵게, '중라(中辣)' = 보통 맵게, '터라(特辣)' = 아주 맵게. 한국인이라도 청두의 '중라'는 매울 수 있으니 '웨이라'부터 시작하자.
9. 인민공원 차관에서 오후를 보내라. 관광 명소를 빠듯하게 돌아다니는 것보다 현지인처럼 찻집에서 2-3시간을 보내는 것이 청두를 더 깊이 이해하는 방법이다. 차 한 잔 시키면 무한 리필이고, 아무도 서두르지 않는다.
10. 비 오는 날을 위한 플랜B를 준비하라. 청두는 '촉견일폐(蜀犬吠日)'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해가 드문 도시다. 쓰촨의 개가 해를 보고 짖는다는 뜻이다. 흐린 날이 많으니 실내 활동(박물관, 쿠킹 클래스, 쇼핑, 차관)을 항상 대안으로 준비하자.
11. 진리 고거리는 밤에 가라. 낮에는 평범한 관광 거리지만, 해가 지면 붉은 등불이 켜지며 완전히 다른 분위기로 변신한다. 사진 찍기에도 밤이 훨씬 좋다. 다만 주말 저녁에는 인파가 심하니 평일 저녁이 최적이다.
12. 청두에서 마라 안 먹는 음식도 있다. 모든 쓰촨 음식이 매운 것은 아니다. 탕웬(汤圆, 달콤한 참깨 경단), 라이탕위안(赖汤圆), 단홍가오(蛋烘糕) 등 달콤한 간식도 많다. 매운 음식 사이사이에 달콤한 간식으로 입을 쉬게 해주자.
교통과 통신
공항에서 시내까지
청두 톈푸국제공항(TFU)은 시내 중심에서 약 50km 떨어져 있다. 이동 방법은 크게 세 가지다.
지하철 18호선 - 가장 경제적이고 빠른 방법. 공항에서 시내 중심(톈푸광장)까지 약 40분, 요금 7위안(약 1,330원). 운행 시간은 오전 6시 30분~밤 11시. 짐이 많지 않다면 최선의 선택이다.
공항 리무진버스 - 시내 주요 거점까지 운행. 요금 20-30위안(약 3,800-5,700원), 약 60-90분 소요. 새벽이나 심야에도 운행하는 노선이 있어 지하철 운행 시간이 아닐 때 유용하다.
택시/디디추싱 - 시내까지 약 60-90분(교통 상황에 따라 다름), 200-280위안(약 38,000-53,200원). 심야 도착이거나 짐이 많을 때 적합하다. 택시 승강장에서 정식 택시를 타거나, 디디추싱 앱으로 차량을 호출하자. 공항 택시 호객 행위에는 응하지 않는 것이 좋다.
시내 교통
지하철 - 청두 지하철은 12개 노선이 운행 중이며, 주요 관광지 대부분을 커버한다. 요금 2-7위안(약 380-1,330원). 천부통(天府通) 교통카드를 구매하면 10% 할인이 적용되며, 지하철역 고객센터에서 구매 가능(보증금 20위안, 최소 충전 10위안). 위챗이나 알리페이의 QR코드 탑승도 가능하지만, 외국인은 설정이 복잡할 수 있으니 교통카드가 더 편리하다.
택시 - 기본요금 8위안(약 1,520원, 낮), 야간(밤 10시~오전 6시)은 9위안. 시내 이동은 대부분 15-30위안(약 2,850-5,700원)이면 충분하다. 합법 택시는 녹색이며, 반드시 미터기를 켜는지 확인하자. 목적지를 중국어로 적어서 보여주면 의사소통이 수월하다.
디디추싱(滴滴出行) - 중국판 카카오T. 앱에서 목적지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가격이 계산되고, 현금 또는 카드 결제가 가능하다. 외국인도 국제 전화번호로 가입할 수 있으며, 영어 인터페이스도 지원한다. 택시보다 약간 저렴하고, 차량이 깨끗한 편이다.
공유 자전거 - 메이투안 바이크(美团单车), 하로 바이크(哈啰单车) 등이 도시 곳곳에 있다. 30분 1.5위안(약 285원)으로 매우 저렴하다. 다만 중국 전화번호와 모바일 결제가 필요하므로 외국인에게는 진입 장벽이 있다.
통신
SIM 카드/eSIM - 톈푸공항 도착장에 차이나모바일(中国移动), 차이나유니콤(中国联通), 차이나텔레콤(中国电信) 매장이 있다. 관광객용 SIM 카드는 여권만 있으면 구매 가능하며, 7일 10GB 정도가 약 50-80위안(약 9,500-15,200원). 출발 전 한국에서 eSIM을 미리 구매하는 것도 방법이다. 에어알로(Airalo), 유심사(USIMSA) 등에서 중국용 eSIM을 판매하며, 3일 1GB 약 5,000-8,000원부터.
VPN - 중국에서는 구글, 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네이버 등이 차단되어 있다. 출발 전에 반드시 VPN을 설치하자. 한국에서 많이 쓰는 서프샤크(Surfshark), 노드VPN(NordVPN) 등이 비교적 안정적이다. 중국 도착 후에는 VPN 앱 다운로드 자체가 불가능할 수 있으니 반드시 출발 전에 설치하고 테스트까지 해보자.
유용한 앱 목록:
- 위챗(WeChat/微信) - 중국의 만능 앱. 메신저, 결제, 미니프로그램 등. 한국에서 미리 가입하고 가자.
- 알리페이(Alipay/支付宝) - 모바일 결제. 2024년부터 해외 카드 연동 가능.
- 디디추싱(DiDi/滴滴出行) - 택시 호출.
- 바이두 지도(百度地图) - 구글 지도가 작동하지 않으므로 필수. 한국어는 지원하지 않지만 영어 검색 가능.
- 메이투안(美团) - 맛집 검색, 배달, 관광지 티켓 구매.
- 파파고(Papago) - 네이버의 번역 앱. 중국어-한국어 번역 품질이 좋다. VPN 없이도 작동하는 경우가 많다.
- 씨트립(Trip.com/携程) - 기차표, 호텔, 관광지 예약. 한국어 인터페이스 지원.
청두는 누구에게 맞을까: 정리
청두는 음식을 사랑하는 사람에게 천국이다. 매운맛에 내성이 있는 한국인이라면 쓰촨 요리의 마라 세계에 금방 빠져들 것이다. 동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판다를 가까이서 만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기회를 제공한다. 역사와 문화에 관심 있는 사람은 삼국지의 무대와 3,000년 전 삼성퇴 문명에서 깊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청두가 특히 매력적인 이유는 여유로운 생활 속도다. 중국의 다른 대도시들이 '빨리빨리'를 외칠 때, 청두 사람들은 찻집에서 한가롭게 오후를 보낸다. 한국에서 번아웃을 겪고 있다면, 청두의 느긋한 리듬이 치유가 될 수 있다. 반면, 깨끗하고 정돈된 환경을 기대한다면 일부 로컬 지역은 실망할 수 있고, 매운 음식을 전혀 못 먹는 분에게는 식사가 도전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그 불편함을 감수할 만한 가치가 청두에는 분명히 있다. 한국에서 직항 4시간, 시차 1시간이라는 접근성까지 고려하면, 주말 포함 3박 4일의 짧은 여행으로도 충분히 알찬 경험을 할 수 있는 도시다.